현대아산 경영 큰 타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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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가 내년 정부 예산에서 금강산 관광경비 보조금을 대폭 삭감키로 결정, 현대아산의 경영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아산측은 24일 "현재 정부 보조금을 받는 관광객이 전체의 60%"라며 "보조금이 끊어지면 관광객 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최악의 경우 금강산 관광사업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국회는 23일 관광보조금 2백억원 중 1억원만 남겨놓고 나머지 1백99억원은 다른 용도로 항목을 바꿔 삭감했다. 단 북한 핵무기 문제가 해결될 경우 다시 자금 지원을 심의하기로 했다.

금강산 관광객은 지난달 태풍의 영향으로 4천명 선으로 줄었고 관광시즌인 이달에도 핵개발 영향으로 1만명에도 못 미쳤다. 적자를 내지 않으려면 월평균 1만2천명의 관광객이 모여야 한다고 현대아산측은 밝혔다.

현대아산은 2000년 6월 한국관광공사에 양도한 금강산여관·온천장·문예회관 매각 대금 6백92억원을 올 9월까지 나눠 받아 겨우 살림을 꾸려왔다. 현재 관광사업이 수입의 전부로 매달 10억∼20억원 정도 적자를 내는 등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아직까지 한번도 월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여섯차례 증자를 통해 늘린 자본금 4천5백억원도 북측에 관광 대가(3억8천5백만달러)를 주는 데 써버려 전액 자본잠식 상태다. 금강산 관광료는 45만∼54만원으로 정부는 올 4월부터 이산가족·학생·교사 등을 대상으로 관광경비의 70%를 지원해 왔다.

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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