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개인은 지구보다 더 귀한 존재" 영화 '데드 맨 워킹'실제 주인공 프리진 수녀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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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1996년 사형제도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잔잔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던 미국 영화 '데드 맨 워킹'의 실제 모델인 헬렌 프리진(64) 수녀가 사형제 폐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다음달 1일 한국을 찾는다.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의 초청으로 방한하는 프리진 수녀는 1일 오후 2시 세종홀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다음날 오전 10시30분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한 뒤 두 차례 강연한다.

프리진 수녀는 사형 폐지 운동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들의 화해와 용서를 통해 고통과 슬픔을 나누는 생명문화가 뿌리를 내리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사형집행을 앞둔 살인범을 만나면서 미국의 사형제도에 눈뜨게 된 경험을 바탕으로『데드 맨 워킹』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96년에 수전 서랜든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서랜든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그후로 그가 사형집행까지 지켜본 사형수는 5명이다. 프리진 수녀는 각국을 돌면서 "하느님이 창조한 인간은 한 사람일지라도 지구 전체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을 죽이는 사형제도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형제 폐지운동을 펼쳐온 천주교 주교회의가 대선을 앞두고 프리진 수녀를 초청한 것은 사형제 반대 여론을 모아 정권이양 기간에 사형이 많이 집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프리진 수녀는 수차례 노벨평화상 후보에 올랐다.

정명진 기자

m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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