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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그들, 내복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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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 노출 패션을 위한 내복 탑수트.

김창준(28.회사원)씨는 지난해 말부터 내복을 입는다. 평소 내복은 나이 든 사람만 입는 옷이라고 생각했던 그가 내복을 찾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스노보드를 즐기기 위해서다. 김씨는 "스키를 탈 때 내복을 입으면 따뜻하고, 별로 불편하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내복을 찾는 젊은이가 부쩍 늘었다. ㈜좋은사람들 마케팅팀 천종호 부장은 "지난 겨울 내복 소비자 중 21~25세의 비율은 5~6%에 불과했는데 올 겨울에는 33%까지 늘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목.금요일이면 주말에 스키장으로 가려는 20대 손님들로 내복 매장이 붐빈다"면서 "매출이 쑥쑥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복 업체들은 젊은 세대를 겨냥해 보기에 좋고 입기도 편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 겨울 인기를 끌고 있는 미니 스커트에 맞춰 길이가 짧아진 내복도 있다.

스키.스노보드 매니어들은 타이츠를 많이 찾는다. 얇아서 활동하기에 불편하지 않고, 다리에 착 달라붙어 따뜻하기 때문이다. 전방에서 군복무 중인 남자 친구에게 보낼 선물을 고르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 여성 고객도 있다. 1만~3만8000원 선이며 길이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윗옷으론 보온 효과가 뛰어난 폴라폴리스 재질이 인기다. 겨울 골프나 등산을 즐기는 30~40대는 땀을 흡수하면서 열을 내는 기능성 원단으로 만든 '발열 내의'를 많이 찾는다. 보디가드(4만9000원) 등 여러 업체가 만든다.

이너스페이스의 '에뜨와스 바디슈트'(1만9800원)와 같은 '몸매 보정 내의'는 몸매를 날씬하게 보이도록 조여 주고 자세를 바로잡아 준다. 최근에는 남성용도 나왔다. 다음 오픈마켓(omp.daum.net)에서 파는 '몸짱시대'(2만9900원)는 수험생.운전기사 등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을 위해 몸매 보정 기능과 함께 항균 기능을 갖췄다. 한겨울에 미니 스커트가 유행하면서 안에 입는 바지 형태의 내복 레깅스도 많이 팔린다. 1만5000~2만원 선. 무릎 위 정도 반바지 길이의 레깅스를 입은 뒤 밖에 드러나는 부분을 접어 보이지 않도록 입는 스타일이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아예 긴 레깅스를 밖으로 드러내고 끝단을 어그 부츠로 가리는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좋은사람들 서미정 디자인 실장은 "미니스커트에다 레깅스를 입는 스타일은 10년 만에 다시 유행하고 있다"며 "내복도 패션 아이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파티문화가 보급되면서 어깨가 드러난 오프숄더 드레스 속에 입는 탑수트를 찾는 여성도 많다. 탑수트는 끈이 잘 안 보여 옷태가 나면서도 몸을 따뜻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2만5000~3만원 선.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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