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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 마스터,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눈길끄는 신종 이색 직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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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생맥주점 옥토버훼스트에서 기술이사로 일하는 방호권씨의 직업은 '브루 마스터(brew master)'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이 직업은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하는 맥주(하우스맥주)의 제조와 품질을 관리하는 맥주 양조 전문가다.

방 이사는 대학(식품공학) 2학년 때 외국잡지에서 우연히 이 직업에 대한 기사를 읽은 게 계기가 돼 독일 뮌헨 공대에서 맥주 양조공학 석사과정까지 수료했다. 그는 "2001년 관련법 개정 이후 국내에 소규모 맥주 양조장이 100여개에 이르러 브루 마스터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보수도 짭짤한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중앙고용정보원은 12일 이처럼 소비자들의 다양한 기호 변화로 새로 등장한 직업을 소개한 '신생.이색직업 50선'이라는 책자를 만들어 각 대학과 고용안정센터 등에 배포했다.

이 책에 소개된 '미스터리 샤퍼'는 고객으로 가장해 매장직원의 서비스나 상품을 평가하는 시장의 암행어사 같은 직업이다. 매장직원들의 친절과 청결상태, 상품지식 등을 점검한다. 1회 방문에 2만~5만원의 보수를 받으며 꼼꼼한 여성에게 적합하다고 고용정보원은 소개했다.

사이처는 사이버와 선생님(teacher)의 합성어로 인터넷 학습사이트에서 회원들의 학습 진도와 과제물을 점검한다. 회원 스스로 적극적으로 공부하지 않을 경우 학습효과가 떨어지는 온라인교육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생겨난 직업이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월 100만~15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테크니컬라이터는 일반 사용자들이 기술 관련 제품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설명서나 소프트웨어 기능 도움말을 만드는 사람이다. 복잡한 제품의 기능을 이해할 수 있고 이를 각종 사진과 그래프, 쉬운 용어로 풀어 쓰는 능력을 함께 갖춰야 한다.

장기이식 코디네이터는 장기이식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의료진.기증자.수혜자와 함께 이식과정을 원만하게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 직업을 가지려면 간호사 경력이 있어야 한다.

현재 국내에 70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장기이식이 늘고 있는 데다 뇌사 판정 전문기관으로 지정받은 병원의 경우 2명 이상의 코디네이터를 의무적으로 두도록 규정돼 있어 전망이 좋은 편이다.

이 밖에 개인의 다이어트 계획과 실천을 돕는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파티를 기획.연출하는 '파티 플래너', 미술품의 선택과 설치.관리를 돕는 '아트 컨설턴트', 표정 연출과 대화 방법을 조언하는 '이미지 컨설턴트' 등도 떠오르는 신종 직업이다.

고용정보원 김한준 박사는 "우리나라에는 1만개가 넘는 직업이 있지만 고교생들이 알고 있는 직업은 평균 30개가 안 된다"며 "이번에 책자를 발간한 것은 다양한 직업을 소개함으로써 청소년들의 직업 선택의 폭을 넓혀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이 책의 자세한 내용은 노동부 고용안정망 '워크넷'(www.work.go.kr)에서 볼 수 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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