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과학문화재단 '과학과 국회의 만남'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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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 서울대 황우석 교수가 지난해 국회에서 국회의원 등에게 강연하고 있다.

국회의원과 과학자의 만남이 시작된다. 한국을 움직이는 대표적 정치인인 국회의원들이 과학을 지원하고, 과학자들은 국회의원의 정책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얻자는 것이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이사장 최영환)은 사이언스 코리아 운동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과학과 국회의 만남'이라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정치인들이 과학을 지원하지 않고, 과학자들이 정치인을 후원하지 않고서는 선진국형으로 국가가 발전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과학과 국회의원의 만남은 서로 전혀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두 집단을 연결, 팀을 만들어주는 것부터 할 예정이다. 즉, 국회의원 한명에 과학기술자 5명 정도씩 묶어 팀을 만들게 된다. 환경 쪽에 관심이 많은 국회의원이라면 환경 관련 과학기술자들이 현안 발굴과 대책을 마련하고, 세미나 등을 개최해 거기서 나온 의견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에게 조언하게 된다. 국회의원은 과학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가장 좋은 방향으로 해결책을 만들어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는 식이다.

또 국회의원은 연구실에 직접 들러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고, 국제적으로 어떤 기술이 얼마만큼 개발되어 있는지 등을 체험할 수 있으며, 과학기술인은 국회를 방문해 국회의원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알도록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은 올해 새로 시작하는 '과학과 국회의 만남'과 '사회지도층 과학 인식 확산 프로그램'을 양대 축으로 과학문화 확산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 최영환 이사장

"호주에선 의원이 과학 후원자 역할"

"영국이나 호주는 국회의원이 과학기술의 큰 후원자 역할을 합니다.'국회와 과학의 만남'프로그램 덕입니다."

최영환(사진) 이사장은 지난해 말 호주를 방문해 '국회 과학기술의 날'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호주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FASTS) 측은 이 프로그램을 5년 정도 시행했는데 이제야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은 2001년, 호주는 1999년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호주의 경우 처음 이 프로그램이 시작되자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러나 원로 과학자들이 집요하게 찾아가 국회의원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을 개발하고, 조언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자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비록 늦었지만 올해부터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몇 년 안에 과학과 정치 간의 틈이 상당부분 메워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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