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 '대만오빠' 여성들 인기 독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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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학교에서 농구 보러 가랬는데 중간에 도망쳐서 배구장에 왔어요. 대만 9번 선수 보려고요."

부산 아시안게임 배구코트에 '오빠부대'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찾는 '오빠'는 김세진·신진식 등 한국 오빠가 아니라 이름도 낯선 초우충하오(23·사진)라는 대만 오빠다.

대만과 카타르의 순위 결정전이 벌어진 10일 기장체육관. 초우충하오가 코트에 들어서자 교복 차림의 여학생들이 내지르는 함성에 경기장이 떠나갈 듯했다. 초우충하오의 '씩-'하고 웃는 모습이 경기장 전광판에 뜨자 여학생들의 함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큰 키(2m2㎝)에 잘 생긴 얼굴. 게다가 탤런트 김재원을 연상시키는 '살인 미소'까지. 미남들이 즐비한 배구경기장에서도 그의 인기는 최고다. 그의 이름을 적은 피켓까지 들고온 여학생도 있다.

대만 경기는 한번도 빼놓지 않고 봤다는 김경영(충렬여중3)양은 "어제(9일)는 선수촌 앞에서 몇 시간을 기다린 끝에 초우충하오를 만나 사인을 받았다"고 노트를 펴보이며 자랑했다.

피켓 응원을 펼치던 유은수(좌천고2)양은 "지난 5월 순천에서 열린 아시아최강전 때부터 초우충하오의 팬이 됐다"며 "류이치(보컬그룹 Y2K의 일본인 멤버)처럼 순수해 보여서 좋다"라고 말했다.

초우충하오는 경기장의 여성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도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자원봉사자들은 초우충하오를 따라가 사인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대만에서조차 이렇게 열광적인 인기를 누려본 일이 없다는 초우충하오는 초유친친 코치가 여학생 팬들 앞으로 데려가 인사를 시키자 얼굴을 들지 못하며 쑥스러워 했다.

현재 타이베이체육대학에 재학 중인 초우충하오는 "졸업 후 체육교사를 희망하며 개인적으로는 김세진 선수의 팬"이라고 말했다.

기장=장혜수 기자

hsc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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