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보는 동안 혈당 등 측정 日 첨단변기 앞다퉈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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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일을 보시는 동안 체지방도 측정해 드립니다. 새소리 같은 자연음으로 마음까지 편안해집니다."

일본에서 첨단형 변기가 앞다퉈 등장하고 있다고 미국의 뉴욕 타임스가 8일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올해 초 마쓰시타는 변기에 내장된 센서로 사용자의 체지방을 측정해 액정화면으로 보여주는 '건강형 제품'을 선보였다.

그러자 경쟁업체인 이낙스는 사람이 들어오면 변기 뚜껑이 자동으로 열리고 시냇물·새·차임벨 소리를 내는 '안락형 제품'을 출시했다.

이에 질세라 마쓰시타는 지난 5월 기존 제품에 냉·온방 노즐이 추가된 3천달러(약 3백30만원)짜리 '황제형 양변기'를 내놓은 데 이어 체중·혈압·혈당·요산 등을 종합 측정해 주는 '닥터형 변기'까지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이같은 신제품 경쟁에는 자신만의 조용한 공간을 선호하는 일본인의 특성과 급격히 느는 노년층을 겨냥한 업계의 발빠른 판매전략도 한몫을 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일본 젊은이들이 첨단 안락형 변기에서 편하게 볼일을 보는 데 익숙해지면 '스파르타식 북한인'이나 '일벌레 중국인'에 비해 너무 연성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꼬집었다.

니시오카 히데오(西岡秀雄)일본화장실협회 회장은 "일선 학교에 최소한 화장실 한두개쯤은 쭈그리고 앉는 재래식으로 놔둬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채병건 기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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