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정보보고 파문에 관하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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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6월 29일 발생한 서해교전 직전에 북한의 도발 징후를 보고한 내용이 군(軍) 상부에서 축소됐다고 한철용 전 5679부대장(소장)이 국감에서 증언한 뒤 이를 놓고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군사 비밀문서까지 노출돼 그 파장이 만만찮다.

네티즌들은 폭로와 설(說)은 반드시 그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면서도 만약 그것이 차기 정권을 염두에 둔 줄서기용이라면 증언의 정당성이 미심쩍다는 반응을 보인다. 마찬가지로 군기강 확립에는 선뜻 동의하면서도 이 때문에 군 내부마저 편가르기가 만연하지 않을지 염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중앙일보 인터넷 조인스닷컴(www.joins.com)에서 군의 정보 보고 축소 의혹에 대한 네티즌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ID 'jkyusong'는 "상당한 정보를 보고 받고도 경계를 느슨하게 해서 아군의 손실을 막지 못한 지휘부는 이제라도 군인정신에 맞게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jispower'는 "보고 내용이 단순침범이라는 수준이었다고 해도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들떠 있던 때였던 만큼 김동신 전 국방장관은 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gimsy'는 "지도자의 국정수행은 누구라도 이해하고 반론의 여지가 없을 만큼 객관적이어야 한다"며 "설령 누군가 의도적으로 근거 없는 사실을 유포한다고 해도 그런 의혹을 해소할 의무가 지도자에게 있다"고 했다.

대화명 'rosy0118'은 "정치권 눈치 보기에 급급하기보다는 군인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제발 책임있는 사람들이 나서 진실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han0233' 등도 "명명백백하게 의혹이 해소돼야 한다"고 했다.

반면 'vt2002'는 "대의명분을 내세운다고 하더라도 장병들의 모범이 돼야 할 장성의 신분으로 군사 기밀을 발설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일반인들도 아무리 명분이 있고 화가 치밀어도 말을 가려 하는데 韓소장의 처신은 군인답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kh0125'도 "상명하복의 철저한 위계질서가 규율을 세우는 것인데 군 기강이 너무 해이해져 어이없다"고 운을 떼고 "정치적인 바람에 휩쓸려 항명을 한다면 군을 어떻게 통솔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doman007'도 "군인의 생명은 명예인데 韓소장은 군의 명예를 떨어뜨렸다"고 했다.

'hoji'는 "대통령의 임기말에 권력 누수현상을 악용해 이번 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가"라고 했다.

한편 'johnwayne'은 "명분을 내세워 비밀을 공개한 韓소장의 처사도 딱하려니와 국민의 생명을 담보하고 있는 군의 수장이 판단을 냉철하게 하지 못한 것은 책임져야 마땅하다"며 싸잡아 비난하고 "이번 일로 군기강이 흔들려 군대마저 편이 갈릴까 두렵다"고 했다.

'mcpo'라는 네티즌도 "정보 내용을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보고받아 판단하면 될텐데 삭제 지시를 했다면 잘못된 것"이라면서 "韓소장도 상부의 의도를 생각해서 단순 침범이라고 했다는데 주관없는 태도는 정보책임자의 태도가 아니며 그렇게 보고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든 군 수뇌부도 문제가 많다"고 꼬집었다.

김동선 기자

kde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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