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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연다] 7월 개막 울진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 최규환 사무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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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울진은 청정지역'이란 이미지가 새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원전''무장공비' 이런 말이 먼저 떠올랐지요."

오는 7월 열리는 '2005 울진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의 사령탑을 맡은 엑스포 조직위 최규환(崔奎環.57.사진)사무총장은 오리농법 이야기가 나오자 그칠 줄을 몰랐다.

울진을 찾아간 지난 5일은 엑스포 개막 D-198일. 영덕을 지나 울진으로 들어서자 국도변엔 엑스포를 알리는 깃발과 플래카드가 곳곳에 보였다. 평해를 지나는 들녘엔 '친환경농업실천지구'란 푯말이 서 있었다. 최 총장은 "그곳이 바로 오리로 '울진생토미'를 짓는 논"이라며 "날씨 덕에 2년 연속 수확량도 늘고 값도 높게 받았다"고 말했다. 벼 한 가마니(40㎏)가 수매가보다 5000원 더 비싼 6만4000원 정도.

울진군의 수산물 위판고는 한해 750억원 정도. 농산물과 송이 판매액은 다 합해도 100억원대. 수산업이 주력인 울진에서 농업 엑스포가 뜻밖이란 질문에 최 총장은 "처음엔 그래서 주민들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실토했다.

이번 엑스포는 현 김용수 군수의 착안이라는 것. 농수산위원장 등 3선 도의원을 지내며 선진농업을 둘러본 그는 2002년 군수 취임 직후 수입 개방시대엔 친환경농업 만이 살 길이라며 행사를 제안했다고 한다.

축제로 논의가 시작된 행사는 2003년 6월 국무총리실 승인을 받아 국제 엑스포로 확대됐다. 군 단위 자치단체의 첫 세계 엑스포다.

그해 9월 엑스포 조직위가 만들어지면서 실무를 총괄할 사무총장 인선이 과제였다. 민간 전문가를 찾았지만 적임자가 없었다.

결국 군청에서 온정면장.기획실장.총무과장 등을 지낸 최 총장이 낙점됐다. 그로서는 큰 행사를 치러 본 적도 없고 그렇다고 농업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었다.

최 총장은 그때부터 몸으로 부닥치며 친환경농업이란 생소한 분야를 공부하고 행사도 틀을 잡아 나갔다. 함평의 나비축제, 삼척의 동굴 엑스포 등 괜찮다는 행사는 찾아가 캐묻고 무엇을 응용할지 메모했다.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도 꾸렸다.

이날 오후 동해로 흘러드는 왕피천 곁에 조성중인 20만평 엑스포 행사장을 찾았다. 아름드리 솔밭이 일품인 곳이다. 주제관인 친환경농업관은 이제 골격을 드러냈다. 체험 농장도 조성중이다.

"행사가 알려지면서 지난해만 관련단체 등 벌써 1만여명이 다녀갔어요. 이들이 식당.여관 등을 이용하면서 이제는 주민들이 '꼭 엑스포를 성공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무농약 쌀 농가도 비싼 값을 받아서 환영이고요."

최 총장은 요즘 하루에 한번은 행사장을 찾는다. 일과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면 체한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다고 한다.

울진군이 생긴 이래 처음 맞는 큰 행사의 중압감 때문이다.

"엑스포가 결정된 뒤 웰빙 바람이 불어 벌써부터 관심이 높습니다. 관람객 50만이 목표입니다."

송의호 기자

*** 바이오 산책로, 미래농촌마을 한눈에

▶ 엑스포 캐릭터

◆어떤 걸 볼 수 있나=울진 엑스포는 휴가철인 7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왕피천 엑스포공원에서 열린다. 엑스포 소재인 친환경.유기 농업이란 화학비료와 농약.제초제.가축사료첨가제 등 합성화학물질을 쓰지 않고 유기물인 자연광석.미생물 등 자연 방법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행사장인 엑스포공원은 주제관 공정 80% 등 공사가 한창이다. 예산은 자그마치 170억원. 엑스포에 가면 친환경농업의 현주소와 미래농촌마을 등 유기농업의 국내외 흐름을 소개하는 전시관, 관련 음식의 시식, 경작.생산.가공 등 유기농 체험, 울진군 곳곳의 친환경 들녘 등을 견학할 수 있다. 관련 업체는 일본.중국 각각 10곳 등 35곳이 참가한다. 한국토종연구회는 사라진 토종 농산물을 재배하는 코너를 마련한다. 야생화는 1000여평에 범꼬리붓꽃 등 벌써 80여종이 자라고 있다. 과수원과 동물농장도 꾸며진다. 수산물도 일부 전시된다. 왕피천 제방엔 동해를 바라보며 장미 길을 따라 지압할 수 있는 바이오산책로도 공사중이다.

이미 해외 19개국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전체적으로 초점은 품질 좋은 친환경 농산물 생산과 한국 농업을 부각시키는데 맞춰진다.

울진군은 친환경 농토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증 면적은 605㏊에 1800농가(전체의 34%)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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