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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켈리 상대役 北 강석주 유력>강석주 북 외무성 부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다음달 3일 방북하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북한측 상대역은 강석주(63) 외무성 제1부상(차관)과 김계관(59)부상 라인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이 대화의 급(級)을 고려해 金부상을 협상 테이블에 보내더라도 막후에선 姜제1부상이 회담을 지휘할 것이란 분석이다. 姜제1부상이 대미 외교를 총괄해온 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외교 브레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7일 북·일 정상회담에서도 북측 인사로는 유일하게 배석해 金위원장의 최측근임이 입증됐다. 특히 다른 북측 고위급 인사와 달리 金위원장 옆에 앉아 있으면서도 여유있게 행동해 주목을 끌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姜제1부상을 켈리 차관보의 카운트파트로 내보낸다면 이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姜제1부상은 북한의 큰 외교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전면에 등장한 인물. 1993∼94년의 북한 핵위기 때 북·미 고위급회담 대표를 맡았고, 94년 6월 김일성 주석과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회담에도 배석했다.

94년 10월의 제네바 북·미 기본합의에 서명한 것도 그였다. 영어에 능통하며, 틈만 나면 영어 소설을 집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북한 핵 위기를 소재로 김정일 위원장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다큐멘터리 소설 『역사의 대하』에서 金위원장의 총애를 받는 '핵 상무조'의 핵심인물(문선규)로 묘사돼 있다.

김계관도 미국한테는 낯이 익은 외교관. 북·미 고위급 회담 차석대표로 姜제1부상과 콤비를 이뤘고 97∼98년의 남북, 미·중간 4자회담 예비회담 및 본회담의 북측 단장을 맡았다.

오영환 기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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