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핵심기술 중국에 팔아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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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국내 벤처기업이 삼성전자가 배타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휴대전화 핵심 기술을 빼내 중국 등에 팔아넘겼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빼돌린 기술 가운데 MMI는 휴대전화를 간편하게 사용토록 하는 사용자 입출력 관련 주요 부가기술로 세계적으로 삼성전자와 노키아만 보유한 것이어서 향후 휴대전화 수출 경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검 김천지청 이용복(李容馥)부장검사는 25일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기술을 빼낸 혐의(업무상 배임 등)로 서울 소재 벤처기업 ㈜벨웨이브의 전모(41·전 삼성전자 기흥연구소 수석연구원)이사와 金모(32)과장 등 3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또 회사 기밀을 이들에게 넘겨준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로 전 삼성전자 朴모(29)대리와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벨웨이브 전무 강모(45)씨를 구속하고, 이 업체 대표 양모(49)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씨 등은 2000년 7월 당시 삼성전자 연구원이었던 전씨 등을 고액의 연봉을 제시해 영입한 뒤 삼성전자의 최신 휴대전화 기종인 SGH-800의 핵심 기술 14건을 빼낸 혐의다.

양씨 등은 삼성전자에서 빼낸 기술로 독자적인 휴대전화 모델을 개발해 지난해 9월 중국의 아모이소닉사에 30억원을, 국내 V사에 36억원을 받고 제조기술 일체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단말기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 뒤 기술을 넘기면서 이전료를 받고 이후에는 휴대전화 판매 대수에 따라 일정한 비율의 돈을 더 받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천=홍권삼 기자

hongg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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