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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때는 헷갈리고… 들고나선 "나만 더 내나" 불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4면

최근 새 차를 계약한 김영수(35·회사원)씨는 어떤 자동차보험에 들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예전에는 보험사마다 보험료나 서비스가 비슷해 어디에 가입하나 큰 차이가 없었지만 지난해 8월 자동차 보험료가 자유화되면서 보험료율도 다르고 서비스도 천차만별이 됐기 때문이다.

대형 보험사에 물어보면 보험료를 약간 비싸게 받는 대신 서비스를 잘 해주겠다며 손짓하고, 중소형사들은 보험료를 싸게 해줄테니 이쪽으로 오라고 유혹한다. 보험에서 보장하는 한도나 특약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것도 金씨가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다. 金씨는 자동차 보험료는 어떻게 계산하는지, 또 보험료를 가급적 적게 내는 방법은 무엇인지 찬찬히 따져보기로 했다.

◇자동차 보험의 구성=자동차 소유자는 사고로 다른 사람을 죽게 했을 때 최고 8천만원, 다치게 했을 때 최고 1천5백만원까지 보험금을 주는 대인배상1에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 이것이 책임보험이다.

나머지 항목은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데 아주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대인배상2와 대물배상은 꼭 가입하는 게 좋다. 여기에 가입하면 만일 사고를 내도 신호위반 등 10대 중과실 사고나 뺑소니·사망사고가 아니면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다. 이밖에 자기신체사고(자손)·자기차량손해(자차)·무보험차 상해 중에서 가입자가 원하는 일부 또는 전부를 골라서 들 수 있다.

◇보험료 줄이는 법=자동차 보험에서 일부 항목을 들지 않으면 그만큼 보험료가 줄어든다.예컨대 차가 너무 낡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차량손해 부분을 뺄 수 있다. 보상한도를 낮춰도 보험료가 줄어든다.자기 신체사고나 대물배상의 경우 여러가지 보상한도 중에서 골라서 계약할 수 있다. 보상한도가 낮으면 보험료는 싸지지만 혹시 사고가 났을 때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자기차량 손해는 사고가 났을 때 고객이 부담하는 금액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진다. 5만원·10만원·20만원·30만원·50만원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물론 본인 부담금이 많을수록 보험료가 싸다.

◇보험료 할인·할증=보험 가입자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보험료는 할인 또는 할증된다. 대개 연령한정·가족한정 운전특약을 들어 보험료를 할인받고 있다. 차에 에어백이 설치돼 있으면 특별요율을 적용받아 추가할인을 받는다. 가입자 특성요율은 보험가입 기간에 따라 보험료를 달리 매기는 것을 말한다. 처음 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보험료가 많고 오래 가입한 사람은 보험료가 싸진다. 할인할증 적용률이란 과거에 사고를 내서 보험금을 받아간 적이 있으면 보험료가 올라가고 무사고인 사람은 낮아지는 것을 말한다.

◇내게 맞는 보험사=가장 싼 자동차보험은 교보자동차보험과 제일화재가 인터넷과 전화로 파는 보험상품이다. 이들 보험사는 다른 회사에 비해 대략 15% 정도 보험료가 싸다고 주장한다. 삼성(애니카)·현대(하이카)·동부(프로미)·LG화재(매직카) 등 대형 보험사들은 고객의 취향별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보험료를 많이 낼수록 보장한도를 높이고 각종 서비스를 강화했다.

중소형사들은 특정 계층을 겨냥한 틈새상품을 많이 내놓고 있다. 제일·대한·그린화재는 부부만 운전하는 특약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대폭 깎아주고 있다. 한 사람만 운전하는 경우 대한화재나 제일화재(여성에 한정)에 보험을 들면 보험료가 더 싸진다. 형제·자매가 같은 차를 몰 경우 과거에는 가족한정 특약에 들지 못해 보험료를 비싸게 내야 했지만 제일·대한화재에 가면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싸다.

오는 11월께부터 자동차 보험료가 지금보다 소폭 인하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보험계약은 상관이 없지만 새 차를 뽑거나 기존 보험의 만기가 돌아와 새로 보험에 드는 경우는 혜택을 볼 수 있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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