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용택·설훈 의원·박영관 부장검사 수감 김대업과 兵風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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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3일 서울지검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감은 병풍(兵風) 공방의 하이라이트였다. 한나라당에선 홍준표(洪準杓)의원이, 민주당에선 천정배(千正培)·송영길(宋永吉)의원이 공격수로 교체 투입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 아들 병역면제에 대한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검찰수사가 조작된 것이라고 받아쳤다.

◇"병풍 수사=공작 수사"=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검찰의 병풍수사는 민주당 천용택(千容宅)의원과 설훈(薛勳)의원이 박영관(朴榮琯)서울지검 특수1부장, 김대웅(金大雄)전 서울지검장, 김대업(金大業)씨 등과 공모해 만든 공작 수사"라고 주장했다. 金씨와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함께 한 선모(25)씨와의 면담 내용을 증거로 공개했다. "선씨는 마약관리법 위반으로 서울구치소에 복역 중 김대업씨와 함께 매일 서울지검 특수부에 출정해 조사받은 절친한 사이"라고 주장했다.

洪의원이 공개한 '면담 보고서'에는 金씨가 薛의원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였으며, 민주당 고위 인사들이 서울구치소로 金씨를 자주 찾아왔고, 특히 金씨가 S호텔 내부에 있는 별장에서 '훈이 형님(薛의원)' '千장관님(千의원)' 등과 자주 접촉해 왔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金씨가 선씨에게 "박영관 검사로부터 제안이 왔다. 이회창 총재에 대해 병풍 공작을 할 예정이다" "김대웅 서울지검장이 서울지검 특수1부로 찾아와 '확실하게 협조해주면 석방을 보장해 주겠다'고 말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

김대업씨가 "내가 입을 열면 최고로 많이 다치는 사람이 박상천" "민주당 C의원이 노숙자를 사서 한나라당 서울역 집회를 방해했다" "박지원씨를 만났고, 청와대에도 여러 번 들어갔지만 대통령은 못 만났다"고 말했다는 대목도 있다.

거론된 인사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 김대업씨와는 일면식도 없다"(薛의원),"洪3의원이야말로 정치 공작을 중단하라"(千의원),"무책임한 거짓말"(朴부장검사),"황당한 얘기, 일면식도 없다"(박상천 의원측),"박지원 실장은 김대업씨를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청와대 김기만 부대변인)고 반박했다.

◇"이정연씨, 로비 시도 최소한 세차례"=민주당 신기남(辛基南)의원은 "李후보 장남 정연(正淵)씨가 불법으로 병역을 면제받으려 최소한 세차례 이상 금품 로비 시도를 했다"고 주장했다. 辛의원은 "1차 시도는 전 병무청 직원 李모씨, 2차 시도는 1990년 말 병무청 직원이던 宋모씨를 통했지만 실패했고, 결국 김도술씨 등을 통한 3차 시도로 성공한 것"이라며 "1∼2차 시도가 무산돼 금품의 규모가 2천만원까지 커졌다"고 말했다.

서승욱 기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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