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두 역사학자 아빈드 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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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나이보다 늙어보이는 아빈드 싱(33·사진)박사는 바라나시 힌두대학에서 인도문화사를 전공한 힌두 역사학자다. 힌두에 관한 최고의 학교에서 최고의 학문을 전공한 셈이다. 곧바로 힌두의 핵심부터 물었다.

"힌두는 관용의 정신입니다. 모든 사람을, 심지어 생명이 없는 모든 사물의 존재까지 자신과 다름없이 인정하고 존중합니다. 모두가 신의 창조물이고, 또 신의 화신일 수 있기 때문이죠. 우주와 삶 전체가 종교예요. 거꾸로 힌두교는 곧 우리의 삶 그 자체죠."

그래서 힌두교도들은 수천년간 늘 평화적인, 달리 말해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삶을 살아왔다고 한다. 중세 무슬림 제국 역시 힌두들이 숙명적으로 받아들인 세력의 하나. 문제는 그들이 이슬람이란 강력한 종교를 지닌 집단이란 점이다. 힌두는 이슬람조차 받아들였다고 한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가 독립한 이후 인도에 남은 무슬림은 18%에 불과합니다. 그들은 같은 종교를 통해 서로를 동일시하고, 하나의 세계를 이룹니다. '그러려면 그렇게 하라'는 것이 힌두의 기본 입장입니다. 힌두가 보기에 불교나 이슬람도 힌두교 안에 있으니까요. 문제는 파키스탄의 간접 지원을 받는 일부 과격 무슬림들이죠."

악순환이다. 파키스탄이 인도 내 무슬림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인도내 힌두들의 반감을 불러일으켜 폭력사태를 일으킨다. 힌두적 해법을 물었다.

"우리는 '간디(마하트마 간디)'를 존경합니다. 그는 최고의 귀족이고 부자였지만 자신의 몸을 스스로 낮춰 진정한 관용을 실천한 힌두정신의 모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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