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경길 시원하게 뚫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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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추석 연휴가 끝나는 22일 귀경길은 일부 구간의 정체를 빼고는 대체로 원활했다.

중부내륙선·중앙선·서해안선 등 새로 개통된 고속도로로 교통량이 분산된 데다 체증을 우려해 추석 당일인 21일 차례를 지내자마자 귀경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연휴기간 중 교통사고와 범죄도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 비교적 평온한 연휴였다.

◇비교적 원활=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경부·영동·서해안선 등 주요 고속도로는 회덕분기점 등 수도권 상습 정체구간을 빼곤 비교적 흐름이 좋았다.

이날 밤 늦게까지 ▶서울∼부산 5시간20분▶서울∼광주 4시간20분정도로 평소 주말과 비슷한 정도였고, 서울∼강릉은 2시간30분 정도로 정상 소통됐다. 주요 국도도 별 막힘이 없었다.

도로공사측은 "22일 하루 34만대의 차가 서울로 향했으나 시간대 별로 고루 분산되면서 전반적으로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대형 교통사고가 나지 않은 것도 원활한 소통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교통사고·범죄 크게 줄어=경찰청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전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1천5백47건으로 지난해의 2천6백71건에 비해 42%가 줄었다고 22일 밝혔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38명으로 지난해 80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 기간 중 교통위반 적발 건수는 모두 3만8천2백20건이었으며, 이 중 과속이 1만8천9백97건(49.7%)으로 가장 많았고 버스전용차로 위반도 11.2%를 차지했다. 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등 5대 범죄 발생건수는 1천5백3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8백13건보다 15.4% 줄었다.

◇수해지역 귀성객들 무거운 발걸음=강원·경북의 수해지역에 고향을 둔 사람들은 어두운 표정으로 귀경했다.

경북 김천이 고향인 최은철(43·서울 강동구 성내동)씨는 "할아버지 때부터 3대가 살아온 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슴이 미어졌다"면서 "실의에 빠진 부모님을 뒤로 하고 돌아서려니 발길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에서 서울고속터미널에 도착한 이영구(48·서울 도봉구 쌍문2동)씨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차례를 지냈다"며 "연내 복구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한숨도 못 자고 뒤척였다"고 말했다. 삶터를 잃은 고향 부모를 모시고 아예 함께 서울에 온 사람들도 있었다.

김창우·정용환 기자

kcwsss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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