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에 걸쳐 이어지는 '業'의 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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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그동안 현실적인 주제와 휴머니즘에 관심을 두고 작품을 썼지만 근래에는 불교적 사유, 생물학, 인류학 등 현실과 거리가 먼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6년 만에 신작 소설을 펴낸 박씨의 말이다. 월남전 참전기와 1980년대 서울 인근 위성도시의 '못난이'들의 삶을 그려냈던 작가가 이번에 천착하고 있는 주제는 카르마(업보)의 고리. 산골에 틀어박혀 사는 주인공 중년 소설가는 주인집 가족들과 한겨울 보내며 자신의 과거를 회상한다. 고통스런 기억들이 한겨울 주인공에게 되살아나며 '어머니-자신-딸'로 이어지는 '업'을 되내인다. TV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지며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됐던 그의 이전작처럼 이번 소설도 박영한식의 재담과 필치로 술술 읽히는 힘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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