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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홍사덕 등 비주류 포함 한나라 選對委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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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대통령 선거를 99일 앞둔 1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소속 국회의원 1백39명과 원외 지구당위원장 1백3명을 비롯, 당내 쓸만한 인력을 모두 망라한 대규모 기구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총동원 체제를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비주류의 '소멸'이다.

비주류의 수장격으로 이회창(李會昌)후보와 오랫동안 거리를 뒀던 김덕룡(金德龍)의원은 당내 중진 김용환(金龍煥)·최병렬(崔秉烈)·이연숙(李?淑)의원과 함께 선대위 공동의장에 임명됐다.

李후보는 金의원을 선대위에 끌어들이기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했다고 한다.지난 2일 중국을 방문하기 전 金의원을 만났고, 지난 10일에도 만나 "도와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한다.

金의원의 체면을 고려해 당초 5~6명으로 계획했던 공동의장 자리도 네명으로 줄였다는 후문이다.

비주류의 홍사덕(洪思德)의원은 李후보 정치특별자문역에 임명됐다. 그는 지난 2,3월 金의원과 함께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며 李후보의 총재직 사퇴,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요구했었다.

1997년 대선 때 李후보와 결별했다가 지난 6·13 지방선거 전에 입당한 박찬종(朴燦鍾)전 의원도 같은 자리에 배치됐다.

당 대통령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비주류의 이부영(李富榮)의원은 민주계 강삼재(姜三載)의원 등과 함께 선대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이에 따라 과거에 '반(反)이회창' 목소리를 냈던 중진 의원들이 모두 李후보 당선을 위해 뛰게 됐다.

李후보가 비주류를 적극 포용하고 나선 까닭은 '병풍(兵風)' 등으로 주춤해진 '이회창 대세론'에 다시 불을 붙이고,"정치력이 없다"는 비판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는 게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97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 있다고 한다.

97년 신한국당(대선 직전 한나라당으로 개명)은 친창(親昌)-반창(反昌)으로 갈라져 싸우다가 대선을 망쳤다. 당시의 선대위는 있으나마나였다. 이한동(李漢東)당시 대표 등 '반창' 세력이 당 조직 곳곳에 포진해 선대위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李후보가 이번에 서청원(徐淸源)대표에게 선대위원장, 김영일(金榮馹)사무총장에게 총괄본부장을 맡긴 것도 당 조직의 일사불란한 지원을 바란 것이다. 하지만 "선대위 조직이 지나치게 비대해 효율적으로 가동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나라당은 지명직 최고위원에 이상득(李相得)의원·손경희(孫敬喜·여·67)연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이 두사람과 강창희·김진재·강재섭·박희태·하순봉·김정숙 최고위원은 선대위 부위원장직을 맡았다.

남경필(南景弼·37)대변인은 조윤선(趙允旋·여·36)변호사와 함께 선대위 대변인에 임명됐다. 이 자리에 30대의 젊은 남녀를 기용한 것은 李후보가 취약한 젊은층을 겨냥한 것이다.

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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