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주식 대선 출마땐 정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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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몽준 의원은 9일 "오는 17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 현대중공업 주식을 어떻게 처리할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 홀리데이인서울 호텔 중식당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다.

그는 '주식을 처분하거나 매각하는 것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앞서 나가지는 말아 달라"면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이 문제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鄭의원은 현대중공업 주식 11%(1천8백억원 추산)를 소유한 대주주이며 고문이다.

-중앙일보 이연홍 정치전문기자의 칼럼에 작고한 국악인 안비취씨가 鄭의원의 생모(生母)인지에 대한 논란이 소개됐는데.

"아버님(작고한 鄭周永씨)은 안비취씨를 좋아하셨다. 그러나 그 분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어느 시점에서 (생모가)누구인지 밝히겠다."

-일요신문은 鄭의원이 서울대 재학 시절 1년간 휴학했다고 보도했다.(1일자, '대학 1년 때 커닝해 징계받았다')

"(웃으며)대충 맞다."

-정몽구(鄭夢九)현대차 회장 등 형제와 가족들이 鄭의원의 출마를 반대한다는데.

"아버님이 살아계셨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 형제들의 특징은 말을 잘 안한다는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해서 그렇지. 나는 선택의 여지없이 여기까지 왔고, 지금은 출마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한가지 실수한 게 있다. 지난번(8월 초)미국에 가 있었기 때문에 가족 제사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가족의 어른 한 분이 '집안과 상의도 안하고 (대통령 출마를)결정했느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답했다. 미국에서 전화라도 드렸어야 했는데, 그걸 못한 건 실수였다."

-출마 선언 때 준비하는 내용은.

"사람들은 권력과 부를 추구한다는데, 나는 명예를 추구한다. 명예심은 일종의 허영심인데 선거와 민주주의는 공익에 봉사하겠다는 인간의 허영심이 없으면 유지되지 않는다. 재산 있는 사람이 권력을 추구해선 안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다. 나는 축재하기 위해 대통령 하려는 것이 아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대기업이든 재벌이든 정치자금을 내게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문제 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재산도 지식이나 지혜와 같다. 다 쓰기 나름이다."

-어제 김종필(金鍾泌·JP)자민련 총재와 만났다. 구시대 이미지인 JP와 손잡을 수 있는가.

"젊은 세대가 이승만 전 대통령을 김구 선생보다 낮게 평가하는 것을 나는 인정할 수 없다. 시대는 다 연결돼 있다. 국민통합과 초당(超黨)정치를 하는 데 필요하다면 누구한테도 협조를 부탁할 수 있다. 배추는 김장할 때 겉 잎사귀를 뜯어내지만, 속은 겉이 있어야 존재한다. 가만, 혹시 이 표현이 金총재님에게 실례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회의원직 사퇴는.

"11월 후보 등록 전에 한다."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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