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400P 회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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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코스닥지수가 6일 400선을 넘어서면서 코스닥 투자자들이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돌던 개인 투자자금 중 일부가 코스닥으로 흘러드는 모습도 보인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전한다. 이를 반영해 코스닥의 거래대금은 연일 1조원을 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지수는 오후 한때 410을 넘어섰다가 10여분만에 390대로 떨어진 뒤 다시 400선을 회복하는 등 심하게 출렁거리기도 했다. 시장의 기초가 여전히 취약한 측면을 노출시킨 것이다.

이날 장중 급락은 주가가 10포인트 이상 오르자 투자자들이 차익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고 실적이 좋은 업체를 중심으로 철저히 옥석을 가리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왜 오르나=지난해 하반기 코스닥 시장은 버림받은 시장 취급을 받았다. 지수는 300대를 맴돌았고 거래 대금도 거래소의 30%에 못 미치는 날이 많았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까지 너무 싼값에 거래되는 상황이 됐다. 지난해 말쯤부터 저가 탐색 매수세가 일기 시작했다.

촉매제는 지난해 말 정부가 내놓은 벤처 활성화 대책이었다. 정부는 코스닥 등록 요건을 완화하고 하루 가격 변동폭도 12%에서 15%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대책은 특히 기관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활로를 열어줬다. 연초부터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들의 매수 주문이 부쩍 늘렸다. 6일 오후 개인들의 매물을 받아내 지수를 400대로 끌어올린 것도 기관이었다.

나흘째 하락한 거래소시장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도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등 거래소의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거래소 투자자들이 일부 코스닥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신중론도 여전=최근 코스닥 시장을 이끌어 온 종목은 이른바 '테마주'들이다. 실적이 좋거나 기업 상황이 개선된 종목이 있지만, 막연한 기대감에 바람몰이를 하는 종목들도 많다. 미래에셋 조완연 연구원은 "상승 여건이 조성된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이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종 대표 기업으로 기초적인 경영 여건(펀더멘탈)이 좋은 기업 위주로 접근하라는 주문이다. 함성식 대신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반도체 장비 업체나 홈쇼핑 관련주를 중심으로 옥석을 가려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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