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중 입학하려면 어떻게? (rev.0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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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서울시교육청은 ‘2011학년도 국제중(대원중·영훈중) 입시요강’을 확정·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국 4개 국제 중학교(대원·부산·영훈·청심 국제중)의 입학 전형안 윤곽이 잡혔다. 올해는 외국어공인성적과 교외 경시대회 수상실적은 물론, 영어캠프와 해외봉사활동 실적 등이 반영되지 않는다. 자기주도학습전형이 국제중 입시에도 도입되면서다.

특별전형 폐지…공개추첨 현행대로

 올해 국제중 입학전형은 외국어능력우수자와 해외 조기 유학생들을 위한 국제전형 등이 폐지되고 일괄적으로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바뀌었다. 생활기록부·추천서·학습계획서·자기소개서가 서류평가에서 활용되며 경시대회·어학성적 등의 서류 제출은 일체 금지됐다. 검정고시 합격자와 국내 초등학교 생활기록부가 없는 지원자만이 봉사·체험활동에 대한 입증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해외조기유학생의 경우 생활기록부를 해외 학교의 학교성적증명서(Official Transcript)로 대체한다.

 대원·영훈 국제중은 1단계 서류심사로 3배수를 뽑은 뒤 2단계에서 공개추첨을 실시한다. 2단계 공개추첨은 지난해와 동일하지만 1단계 서류심사의 내용이 크게 바뀌었다. 기존의 자기소개서와 수상실적, 체험·방과후 활동 점수가 학습계획서로 통합됐다. 영재교육원 수료 경력과 영어 방과후 활동도 반영되지 않는다. 대원국제중의 경우 내신성적 범위도 확대됐다. 지난 해 6학년 1학기의 성적만 반영했지만 올해에는 5학년 성적을 포함해 3개 학기 성적을 반영한다.

 부산국제중도 공개추첨의 방식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대원·영훈 국제중과는 달리 별도의 1단계 전형이 없고, 일괄접수 후 곧바로 공개추첨을 할 예정이다. 따라서 부산국제중의 경우 지원대상자에 포함되는지가 합격의 관건이다. 부산 소재 초등학교 학교장의 추천을 받거나 해외에서 2년 이상 거주하며 2년 이상 정규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이어야 한다.

 청심국제중은 유일하게 전국단위로 모집한다. 1단계 서류성적과 2단계 면접점수를 합해 최종 선발한다. 대원·영훈 국제중과 달리 생활기록부의 전 학년 모든 기록을 종합해 반영하기 때문에 내신 뿐 아니라 특별·체험활동도 반영된다. 면접에서는 1단계 제출서류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며 학업능력을 평가할 예정이다.

주요과목 성적 최고 등급 관리 필요

 이런 변화에 대해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국제중 입시에서 내신성적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영비율이 가장 크고 추천서·학습계획서 등 다른 전형 요소에 비해 객관적인 자료이기 때문이다.

 특히 청심국제중의 경우 전 학년의 기록을 종합 반영하기 때문에 내신 성적 뿐 아니라 교내경시대회와 특별·체험활동 등의 관리도 중요하다. 임 이사는 “유학파 학생들의 국제중 지원여부에 따라 합격생들의 내신 커트라인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교내신의 적용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유학파 학생들이 내신에서 불리할 것으로 예상해 대거 지원을 포기할 경우, 국내파 학생들끼리의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유학파 학생들 사이 내신성적 반영방법의 유·불리는 없을 전망이다. 영훈국제중 김용회 입학관리팀장은 “유학파 학생의 경우 해외 재학 성적을 학교 자체적으로 변환해 반영한다”며 “국내 내신성적이 없더라도 불리함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원·청심 국제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교과 관련 주특기·독서활동 보여줘라

 대원국제중 한양욱 입학관리부장은 “추천서와 학습계획서에서 자기주도학습과정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서술하냐가 1단계 통과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교과관련 주특기가 무엇이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사례를 통해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원·영훈 국제중은 면접과정이 없기 때문에 서술된 내용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외국어(영어)능력 평가도 마찬가지다. 국제중의 교육과정 특성 상 영어능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한 부장은 “결과만을 나열하거나 추상적인 표현을 피하고 어떻게 공부했는지 과정을 기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습계획서에서 영어공인성적과 다양한 교외대회 경험을 서술하더라도 전·후 어떻게 노력했고, 어떤 점을 배웠는지, 앞으로의 공부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와 연계해 써야 한다. 단순히 수상경력·점수만을 기록하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다.

 김 팀장은 “지원동기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진로계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자세히 드러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신의 학습성향과 적성이 국제중에 왜 적합한지, 장래희망을 위해 입학 후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등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라는 것이다. 국제기구 등의 국제활동을 목표로 앞으로 어떻게 공부하겠다는 계획을 자세히 세워두는 것이 좋다. 김 팀장은 또 “화려하고 완벽한 내용을 보여주려 하지 말고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서술을 하라”고 덧붙였다. 현실적이지 못한 목표를 제시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교과와 관련해 학습과정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청심 국제중의 경우 전 학년 기록을 반영하기 때문에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발전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과목의 성적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면, 어떻게 노력했는지 보여줘야 한다. 독서활동도 교과와 관련해 진행하면 도움이 된다. 깊이 있는 학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주도학습의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절대적인 양보다는 의미 있는 독서활동이 더 중요하다.

 과도하게 칭찬 일변도이거나 장점만을 나열한 추천서·학습계획서는 도리어 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청심국제중 김효정 입학홍보부장은 “학생의 단점까지 기록한 추천서를 더 신뢰한다”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평가하면 성장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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