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역사 교과서 주변국 관련 내용 우호적으로 수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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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태국이 오랫동안 적대적이던 미얀마(옛 버마) 등 이웃나라들과의 우호관계를 고려해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뜯어고쳤다. 태국의 방콕 포스트는 26일 '태국 교육부는 이웃나라들과의 분쟁 역사에 대한 감정적이고 민족주의적인 기술을 최소화한 역사 교과서를 마련, 다음달 전국 중·고교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새 교과서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교육장관협의회가 제안한 '아세안 지역통합 작업'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기존 역사 교과서는 이웃나라들과의 역사적 분쟁을 다룰 때 자국 입장을 지나치게 앞세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예를 들어 18세기 샴(현 태국)의 일부를 점령했던 버마로부터 영토를 되찾은 나레수안왕의 영웅담을 크게 부각시키는 등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내용이 비중있게 취급됐다.

이에 대해 미얀마는 지난해 태국 역사와 태국인을 비하하는 내용의 초등학교용 역사 교과서를 채택, 교과서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미얀마 교과서에는 '태국인들은 독립심이 부족하고 열심히 일하기 싫어한다. 태국이 서구의 식민지가 되지 않은 이유는 태국왕들이 왕위를 유지하기 위해 서구에 굴종했기 때문이다'라는 내용도 실려 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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