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인문.사회]한국美에 미쳐 산 선비의 삶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평생을 "한국미에 미쳐 살았던" 혜곡 최순우 선생의 인간미가 흠뻑 묻어나는 산문집. 유고선집인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 서서』가 우리가 미처 몰랐던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하나하나 깨우쳐주는 글을 모았다면 이번 책은 그러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마음씨를 담았다. 40년 가까이 박물관에 몸담았던 선생이 남긴 옛그림과 도자기의 해설을 보면 무엇보다 그것들에게서 아름다음을 느끼는 선생 자신이 참으로 소박하고 조촐한 것을 추구한 '선비'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피란가느라 남겨두고 갔던 개 바둑이와 해후하며 눈물 흘리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모습, 김장무 토막의 무순에서 피어난 보라빛 꽃에서 간절한 생명을 읽는 마음씨 등에선 깊은 속정에 절로 반하게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