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PAVVK-리그> 사령탑 '어수선' 대전-부천 배수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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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K-리그는 주중 경기가 없었던 이번 한주간 많은 사건과 곡절이 있었다. 2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는 대전 시티즌과 부천 SK는 '분란 많은 집안'끼리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끈다.

대전의 이태호 감독은 지난 18일 성남전에서 심판 판정에 항의해 선수들을 철수시킨 죄로 일곱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다. 부천의 최윤겸 감독은 '선진 축구'를 지향한다는 구단의 방침에 따라 시즌 도중 경질당하게 됐다.

대전은 그동안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끊임없이 불이익을 받아왔다는 불만을 폭발시켰다. 대전은 18일 성남전에서 성남의 샤샤가 페널티킥을 얻어낸 상황은 주심의 명백한 오심이 아니면 악의적인 편파판정이었다고 주장한다. 이태호 감독은 "선수들을 철수시킨 건 분명 잘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기고 있는 경기가 매번 이런 식으로 뒤집힌다면 누가 경기를 하고 싶겠는가"라고 말했다. 대전은 성남전에서 주심 판정이 문제가 없었다는 프로축구연맹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부천 최윤겸 감독은 더 참담한 심정이다. 부천 구단은 23일 터키 출신의 트나즈 트르판(61)감독과 내년 12월까지 정식 계약을 했다. 내년 말까지 감독직을 맡기로 돼 있던 최감독은 '터키로 1년간 연수갔다 오라'는 구단의 제의를 거부하며 팀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 상황에서 구단은 최감독에게 오는 9월 1일까지는 지휘봉을 잡으라고 지시했다.

최감독은 "그동안 투자에 극도로 인색하던 구단이 어느날 갑자기 선진 시스템을 만든다며 구체적인 내용도 없이 연수를 가라고 한다. 나뿐 아니라 선수들의 불만도 폭발 일보직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선수들은 모임을 갖고 ▶숙소 이탈▶출전 거부▶주전선수 출전 거부 등 집단 행동에 들어갈 것을 논의했지만 최감독의 만류로 포기했다. 일부 고참 선수들은 '정리 해고' 소문에 불안해하고 있다.

대전동중 2년 선후배 사이인 두 감독은 지금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처지다. 그러나 승부에 들어가서까지 '불쌍히 여기는(憐)' 마음을 가질 수는 없다. 울고싶은 사람끼리의 한판 승부를 지켜보자.

정영재 기자

◇주말의 프로축구

(토·오후 7시, 전주만 오후 5시)

수원-울산(수원W·KBS스포츠)

성남-부산(성남)

전북-포항(전주W·KBS1)

(일·오후 7시)

대전-부천(대전W·KBS스포츠)

안양-전남(안양·SBS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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