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예금 담보로 23억 대출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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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대환(張大煥)국무총리서리 및 그 가족과 관련된 의혹이 연일 터져나오고 있다. 22일에는 張총리서리의 부인인 정현희(鄭賢姬)씨가 소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보험료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논란이 추가됐다.

그동안 "청문회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면서 해명을 피해왔던 총리실은 이날부터 명확히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해명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이는 원내 과반수를 차지한 한나라당의 기류가 험악해지고 있다는 소식에 따른 것이다. 총리실은 병풍(兵風)정국의 불똥이 인사청문회로 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김덕봉(金德奉)총리실 공보수석비서관은 "張총리서리는 1976년 9월 뉴욕대 스턴 경영대학원 박사과정 등록 이후 군입대기간을 제외하고 약 4년에 걸쳐 모든 학점을 이수해 85년 2월 박사과정을 수료했다"고 말했다. 학위 취득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金수석비서관은 "박사과정 수료생에게 부여되는 석사학위를 받았고 이후 2년간 논문을 작성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매일경제 측은 張총리서리 및 부인 鄭씨의 대출금 38억9천만원에 대한 해명자료를 냈다.

매경 측은 "張총리서리가 빌린 23억9천만원은 매일경제 소유 정기예금(잔고 24억원)을 담보로 대출받은 것"이라며 "매일경제는 담보를 제공해주는 대신 張총리서리가 보유하고 있는 매경TV 주식 등 관련회사 주식(액면가 27억2천만원)에 대해 질권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매경 측은 또 張총리서리는 "23억9천만원을 매경TV 주식을 사기 위해 매일경제에서 빌린 돈을 갚는데 썼다"고 덧붙였다.

결국 張총리서리는 매일경제신문사의 회사돈으로 매경TV 주식을 인수했고, 회사돈은 은행대출금으로 상환했다는 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가지급금 형태로 돈을 만들어 자회사를 확장하거나 대주주·대표이사·임원들의 소득을 보전해준 뒤 은행을 통해 정리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다.

리스크컨설팅코리아 이정조 사장은 "매경이 대표이사에게 가지급금을 주고 회계감사보고서에 가지급금을 표시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가지급금을 은행대출금으로 갚고 회사에서 담보를 제공하는 과정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부인 鄭씨는 우리은행으로부터 15억원을 대출받으며 안암동과 신사동에 있는 부동산(재산등록 신고가 7억5천만원)을 담보로 제공했고, 빌린 돈은 매경인쇄 주식(15% 지분, 액면가 13억5천만원) 매입자금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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