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오늘 金법무 해임안 제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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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주당 이해찬(李海瓚)의원의 '검찰 측의 병풍(兵風) 쟁점화 요청' 발언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정치권이 정면 격돌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22일 李의원의 발언에 대해 "병풍이 사전 기획된 정치공작임이 드러났다"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사과와 관계자 문책을 요구하는 등 총력 투쟁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특히 이날 발표된 검찰 인사에서 병풍 수사 책임자인 박영관(朴榮琯)서울지검 특수1부장에 대한 교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23일 김정길(金正吉)법무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다음주 金장관 해임안 처리를 놓고 정면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기사 3,4면>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대표는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김대중 정권의 정치음모를 분쇄하겠다"고 말하고 ▶법무부 장관과 박지원(朴智元)청와대 비서실장의 즉각 해임▶朴부장검사와 김대업(金大業)씨에 대한 구속 수사▶민주당 한화갑(韓和甲)대표와 천용택(千容宅)·이해찬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한나라당은 또 의원·지구당 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공적자금 국정조사 관철▶대통령 일가 부정 축재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 처리▶장대환 총리서리 인사청문회의 엄정 실시 등을 다짐했다.

한나라당 의원 70여명은 이날 서울지검 앞에서 항의시위를 했으며 23일엔 더 많은 수의 의원이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韓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병역 비리와 은폐 의혹에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에 트집을 잡아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수사의 핵심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 아들들의 병역 비리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균환(鄭均桓)총무는 "한나라당의 공세에 밀려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특검제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金장관 해임안 통과를 강력히 저지키로 했다.

한나라당의 청와대 비난과 관련, 박선숙(朴仙淑)청와대 대변인은 "번번이 청와대 개입설을 들먹이며 증거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말로만 하지 말고 증거를 제시하라"고 반박했다.

한편 발언 당사자인 李의원은 "검찰이 문제 제기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개인 자격의 다른 사람이 내게 한 말을 전한 것일 뿐"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그러나 李의원은 자신에게 말한 사람의 신원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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