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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주지 지낸 이야기 … 절집 해우소에 얽힌 이야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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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글쟁이 스님’으로 유명한 조계종 불학연구소장 원철 스님이 두 권의 책을 냈다. 하나는 ‘주지학 개론’이란 부제가 붙은 『왜 부처님은 주지를 하셨을까?』(조계종출판사, 9000원)이고, 또 하나는 건축에 대한 인문학적 해석서인 『절집을 물고 물고기 떠 있네』(뜰, 1만8000원)다.

스님들은 말한다. “주지 소임은 승려 생활의 꽃이다.” 그래서 종종 절집의 주지 자리를 놓고 싸움이 벌어진다. 주지직이 절집의 경제력과 행정을 거머쥐는 요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철 스님은 “부처님도 기원정사와 죽림정사의 주지를 지내셨다. 오늘날 주지직에 대한 기능적인 교육은 많은데 주지를 어떤 심정으로, 어떤 수행자적 관점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은 없다”고 꼬집는다.

그는 어원을 짚으며 불법(佛法)을 오래 머물도록(住) 지키고, 보호하는 것(護持)이 바로 ‘주지(住持)’라고 말한다.

『절집을 물고 물고기 떠 있네』에선 왕가의 명당부터 폐사지, 절집 해우소와 사찰의 절경, 프랑스의 수도원, 스웨덴의 교회 정원까지 국내외 건축에 담긴 사람 냄새와 손때를 ‘스님의 눈’으로 풀어낸다. 원철 스님은 건축에 글을 입히고, 시를 입히고, 마음을 입힌다. 그런 징검다리를 딛고서 성큼성큼 건너가 ‘숨 쉬는 건축’을 만나게 한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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