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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연다] 9월 개통 지하철 2호선 윤수영 기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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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05년 새해가 밝았다. 대구.경북 지역도 새로운 희망에 부풀어 있다. 대구지하철 2호선 개통을 기다리는 기관사의 설레임과, 청정지역 울진 왕피천에서 오는 7월 열리는 세계친환경농업엑스포의 준비 상황 등 새해를 희망으로 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화재참사.파업 등 과거의 악몽을 떨쳐 버리고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지하철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오는 9월 개통하는 대구지하철 2호선의 문양차량기지(달성군 다사읍 문양리). 이곳에서 만난 대구지하철공사 윤수영(44.사진)기관사는 "2호선 전동차를 시운전하게 돼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개통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부담도 있지만 2호선에 거는 기대감이 누구보다 커서다.

그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경남 창원의 로템사에서 인수받은 2호선 전동차를 문양기지에서 시험 중이다. 제작사 관계자와 함께 철로 1㎞를 수없이 오가며 속도.신호.제동장치 등을 점검하고 있다.

2호선 전동차는 이미 12량이 도입됐고, 오는 4월까지 모두 28량 등 총 72량이 도입된다. 이들 새 전동차는 모두 문양기지 시험에 이어 6일부터 2호선(29㎞)에 투입돼 다시 기술시험을 거친다. 본선 시운전 때는 최고속도 80㎞로 달리며 제동장치.선로.사령실 운영 등을 종합 점검한다.

"2호선 전동차는 1호선과 달리 운행중에도 시동이 꺼졌는지 살아 있는지 느끼지 못할 정도로 소음과 진동이 적습니다."

그는 1985년 철도청 부기관사로 철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부산철도청 기관사 등을 거쳐 97년 대구지하철공사에 입사했다.

그동안 1호선 전동차 기지 출입 관리, 열차운행 총괄, 기관사 출퇴근 총괄 등 베테랑 기관사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그런 그도 "2003년 중앙로 화재참사 직후 대곡~교대역을 오가는 1호선 기관사로 일한 1년이 정말 견디기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경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다른 동료 3명과 함께 2호선 시운전을 맡는 영광을 안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부터 10주동안 창원 로템사에서 전동차구조.취급법.시스템교육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88일간의 파업을 떠올리면 씁쓰레하다. 노조 승무본부장을 지낸 그는 이 파업에 55일간 동참한 뒤 복귀했다. 세 자녀가 모두 학생이어서 무노동무임금을 견디기 어려웠던 것이다.

황선윤 기자<suyohwa@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대구지하철 2호선=공정은 현재 99%로, 토목.궤도 공사가 완료되고 일부 건축.전기 공사 등만 남아 있다. 착공 9년 만인 오는 9월 개통 예정이며, 달성군 다사(문양역)에서 수성구 고산(사월역)까지 총 29㎞에 정거장(역) 26개소가 들어선다. 1호선 중앙로역 화재사고를 계기로 도시철도 종합안전대책에 따라 2호선 전동차의 내장재는 불연재로 바뀌었다. 또 역 승강장에는 비상정지버튼.비상조명등.소화설비 등 안전장치가 대거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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