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군 힘합쳐 밤샘작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넘치는 강물부터 막아야 복구를 하든지 장구를 치든지 할 것 아닙니꺼."

11일 오전 빗줄기가 가늘어지고 호우경보가 해제되자 경남 김해시 한림면 수해지역 주민들은 복구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8시부터 민·관·군 3백여명이 마을을 통째로 수장시킨 한림면 장방리 화포천 제방에 달라붙었다.

지난 10일 오전 5시쯤 마산~부산간 경전선옆 화포천 둑이 터지면서 인근 19개 마을 8백여가구와 공장 1백여곳이 물에 잠기고 열차운행이 중단되는 등 피해를 낸 진앙지다. 아직 낙동강 수위가 화포천보다 2m 가량 더 높아 강물이 한림 시산 들녘으로 흘러들고 있었다.

복구작업은 유실된 화포천 제방 30여m를 쌓는 것으로 시작됐다.

포클레인 등 중장비 8대와 덤프트럭 28대가 굉음을 울렸다.

육군 공병대원 1백10명과 경남 전투경찰대원 1백30여명이 주민들과 함께 비지땀을 쏟았다.

철도청 철로 보수반은 제방과 함께 유실된 경전선 철로 복구작업을 벌였다. 현장에서 복구작업을 지휘하던 철도청 박철규 차장은 "화포천 제방복구와 철로 보수작업이 마무리되면 13일 오전 8시쯤부터 열차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적십자부녀회원들과 농협 직원들도 힘을 모았다. 적십자 김해시지부 여성회원 50여명은 복구작업에 나선 3백여명에게 점심과 간식을 제공했다. 농협 김해시지부는 이들에게 빵·우유 3백여개를 전달했다.

김해 한림지역은 "메기가 눈물만 흘려도 잠긴다"는 상습 침수지역이다. 그러나 화포천이 넘쳐 둑이 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해지역에 4백50여㎜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화포천 수량이 불어 둑이 터진 것이다.

그러나 주민 김영우(68)씨는 "한림면 우회도로를 내면서 굴다리옆 제방폭이 2~3m 정도로 줄어 물살을 견디지 못해 터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상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