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美특사 北방문 백남순 "파월과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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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브루나이=오영환 기자]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외무장관 회의 참석차 브루나이를 방문 중인 백남순(白南淳)북한 외무상은 1일 북·미 대화와 관련,"(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의 회동에서)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의 평양 방문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白외무상은 유럽연합(EU)과의 양자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켈리 차관보의 방북 시기와 관련해선 "미국이 정해 통보해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 대표단은 이와 관련,언론 발표문에서 "켈리 차관보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켈리 차관보의 방북은 제7차 남북 장관급 회담과 북·일 외무성 국장급 회담이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8월 말 이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필립 리커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달 31일(미국시간) 국무부에서 "파월 장관이 돌아오면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협의해 후속 조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커 부대변인은 백남순 외무상이 밝힌 켈리 차관보의 방북 합의 사실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으나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白외무상은 EU와의 회담에서 하비에르 솔라나 대외관계집행위원이 한국의 대통령 선거 전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도록 촉구한 데 대해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EU 측이 전했다.

북한은 이에 앞서 31일 ARF 회의에 제출한 연례 안보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측이 요구하는 재래식 무기 감축 문제에 대해 "주한미군 철수와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 전에는 절대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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