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신용 위험 부담 채권값에 제대로 반영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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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신호주(사진) 코스닥증권시장 사장은 "회사채 가격에 위험 부담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의 단기적인 직접 개입이 채권 시장의 자생력을 훼손했다"고 꼬집었다.

辛사장은 최근 집필한 박사 학위 논문('회사채의 가격 적정성에 관한 연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1일 경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데 이 논문이 경희대 학위 논문 중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됐다.

이 논문에서 그는 ▶불합리한 위험 보상 체계 ▶회사채의 유동성 부족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 ▶대규모 투자 은행의 부재 등을 회사채 시장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특히 회사의 신용등급, 주가 변동 등을 감안한 이론 가격과 실제 가격을 비교할 때 미국의 경우 이론 가격보다 실제 가격이 더 싼 것으로 나타났다고 辛사장은 밝혔다. 시장에서 이론적인 계산보다 더 많은 위험 보상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내 시장은 시가가 이론 가격보다 높아 위험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신용 등급과 가격간의 관계도 들쭉날쭉한 것으로 조사됐다.

辛사장은 "금융·기업 구조조정이 지속되면서 신용 위험에 대한 경계 심리는 확산했는데 채권 가격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투자자들이 회사채 시장을 외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회사채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신용도를 안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신용평가기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여 채권가격이 제대로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도 회사채의 수급과 가격에 직접 개입할 것이 아니라 시장 기능이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여건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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