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샐러리캡'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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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프로농구 동양의 이두훈은 연봉협상 마감일인 지난 15일 선수생활 위기를 맞았다. 김승현·김병철이 샐러리캡(팀 연봉상한제)을 넘는 연봉을 요구해 누군가를 내보내야 하는데 그 대상이 이두훈이었다. 다행히 두 선수가 구단 제시액에 사인해 이두훈은 선수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선수들 총 연봉이 일정액을 넘어설 수 없도록 한 샐러리캡 제도가 농구팬들의 도마에 올랐다. 최근 일부 팀이 서장훈을 잡기 위해 선수들을 방출하거나 연봉을 삭감하면서 불거진 일이다.

미국프로농구(NBA)처럼 샐러리캡에 융통성을 둘 때가 됐다는 주장이 선수들과 일부 구단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프로농구연맹(KBL)은 "예외를 만들기 시작하면 팀간 전력 균형이 무너진다"며 개정 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액수 적정한가=1997년 9억원이던 샐러리캡은 올 시즌 11억5천만원으로 올랐다. 그러나 선수들은 "97년 최고연봉이 1억4천5백만원이었는데 지금은 4억원대"라며 "샐러리캡이 터무니없이 적다"고 말한다.

반론도 있다. 정희윤 월간 스포츠비즈니스 발행인은 "리그 전체 수입이 1백억원 남짓인데 선수들 연봉만 1백15억원을 주는 현 샐러리캡은 원칙상 과도하다"고 말했다.

◇희비=지난 시즌 KCC 이지스에서 함께 뛰었던 양희승과 추승균은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해 1억1천만원을 받은 양희승은 SBS 스타즈로 팀을 옮기면서 1백36% 인상된 2억6천만원을 받았다. 반면 양선수보다 연봉도 많았고 공헌도가 컸던 추승균은 1억4천만원에서 42% 인상된 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지스 연규선 사무국장은 "샐러리캡 때문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 썬더스 김희선(8천2백만원)·이정래(5천만원)는 서장훈(4억3천만원)과 주희정(2억5천만원)에게 밀려 연봉이 깎인 반면 여유가 있는 TG 엑써스 허재(2억5백만원) 등은 후한 연봉을 받았다는 평가다.

성호준·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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