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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개 짖는다고 소송” 안상수 “애가 고3이라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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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나라당은 14일 전당대회에서 이명박 정부 집권 후반기의 새 당 대표를 뽑는다.

오후 1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대의원 9063명의 현장 투표와 여론조사기관 3곳이 1000명씩에게 조사한 국민여론 지지도를 합산해 결정한다. 새 대표는 2012년 총선 공천과 당 대통령후보 경선 관리를 책임지는 중요한 자리다. 그래선지 11명의 후보는 13일 마지막 토론(KBS)에서도 서로를 물고 늘어졌다. 당에서 “계파 화합과 당 쇄신이란 목표는 실종된 ‘이전투구(진흙판 개싸움)’”란 비판이 나올 정도다.

◆‘병역기피’ ‘13년 전 개소송’도 거론=공세는 안상수 후보에게 집중됐다. 홍준표 후보는 KBS TV토론에서 안 후보가 초선의원이던 1997년 이웃집과의 ‘개소송’건을 꺼냈다.

▶홍준표=“안 후보는 신한국당 국회의원이었을 때 옆집 개가 짖는다고 2000만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안상수=“참 묘한 것도 조사한다. 우리 애가 고3인데 옆집이 개를 10마리나 키워 옮겨달라고 사정했는데 안 됐다.”

▶홍준표=“옆집과도 얘기가 안 되는데 어떻게 당 화합을 이끌겠나.”

홍 후보가 70년대 병역기피 의혹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자 안 후보는 “당시 사법시험 공부로 이곳저곳 절을 옮겨다닐 때 글을 모르는 노모가 입영영장을 제때 전달하지 못했다”며 “검사로 임용될 때 검증이 끝난 문제인데 네거티브는 그만하라”라며 짜증을 냈다. 이에 홍 후보는 “여기 검사임용 때의 병역증명서에는 과정이 기재돼 있지 않다”라며 “71년 (병역기피로) 지명수배됐다가 공소시효가 만료됐는데 왜 병역기피가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느냐”고 되받았다.

다른 후보들도 계파 구분 없이 무차별적 공방을 벌였다.

▶나경원=“정두언 후보가 언론에 인사개입 의혹이 100건도 넘는다고 했는데 공개하라.”

▶정두언=“언론에 많이 나오니 100가지라고 한 거지, 백제 궁녀가 실제 3000명은 아니지 않나.”

이성헌 후보는 정 의원을 상대로 “(영포회 관련) 김유환 총리실 정무실장이 정보를 야당에 제공해 권력싸움에 야당을 끌어들인 것”이라며 “그 자료로 우리 당 후보를 음해하는 기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공격했다. 정 의원은 “여당 의원 말은 안 믿고 (제보받았다는) 야당 말만 믿나”며 “김 실장이 (이 후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기 때문에 동료의원으로서 걱정된다”고 반격했다.

◆“현장 분위기가 중요”=전대엔 11명의 후보가 출마해 당 대표를 포함한 5명의 최고위원단에 누가 들어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30%(약 6000표)가 반영되는 여론조사에서도 지지도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당 관계자는 “7000여 명의 대의원이 참석할 현장 투표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며 “대의원의 약 20%는 부동층으로 현장에서 후보 연설을 듣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태열 전 최고위원은 “후보 간 상호 비방이 지나친 상황에서 누가 대표가 되든 당을 화합적으로 잘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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