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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 Holic] “환경운동가들이 따로 있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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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안충덕씨는 강서구 가양동에서 강남구 논현동까지 왕복 40㎞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김도훈 인턴기자]

13일 오후 6시 서울 반포 한강공원. 몸에 달라붙는 사이클 복장을 한 사람들이 공원을 빠르게 지나간다. 그 속에 안충덕(38)씨도 있다. 안씨는 “출퇴근 시간에 가방을 메고 한강공원을 달리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라고 말했다.

건축구조설계회사에 다니는 안씨는 3년 전부터 자출사가 됐다. 이전에는 집이 있는 강서구 가양동에서 강남구 논현동까지 왕복 40㎞를 자가용으로 출퇴근했다. 길이 막혀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길에서 보내야 했다. 한 달에 40만원 이상 되는 기름값도 부담이 됐다. 하지만 지금은 자전거가 자가용을 대신하고 있다. 안씨는 “처음에는 회사까지 1시간 반 정도 걸렸으나 지금은 1시간밖에 안 걸린다”며 웃었다.

그가 자출사가 된 뒤 얻은 효과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한 달에 40만원씩 나가던 기름값이 남게 됐다. 먹고 싶은 대로 실컷 먹으면서 체중은 12㎏ 빠졌다. 매일 2시간씩 운동하게 됨으로써 체력도 강해졌다. 야근을 자주하지만 예전처럼 쉽게 지치지 않는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할 때 배출하는 온실가스양을 줄이면서 안씨는 생활 속의 환경운동가가 됐다. 그가 자가용(2007년식 쏘나타)으로 출퇴근했을 때 연간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2.45t. 안씨는 “자전거를 탈 때마다 ‘오늘 하루도 온실가스 8㎏을 줄였구나’하는 생각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시의 ‘자전거 패트롤(안전 지킴이)’이기도 한 안씨는 18일 열리는 ‘2010 하이 서울 자전거 대행진’에서도 행사가 안전하게 열리는 데 일조하게 된다.

서울시는 자전거 타기를 비롯해 일상생활 속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을 하고 있다. 그 중 가정·기업에서 전기·수도·가스를 절약하면 온실가스 감축량으로 환산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에코마일리지 제도’가 인기를 끌고 있다. 6개월간 평균 10% 이상 온실가스양을 줄인 가정에는 LED램프, 고효율 가전제품 할인권 등을 주거나 기업에는 500만~1000만원의 녹화조성비를 지원한다.

◆2010 하이서울 자전거 대행진=중앙일보와 서울시 주최로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을지로~올림픽대교~올림픽공원 구간(18.5㎞)에서 열린다. 인터넷 홈페이지(www.hiseoulbike.com)에서 참가 신청을 받는다. 참가비는 1만원. 02-334-6274.

글=한은화 기자
사진=김도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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