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용 의장-민주당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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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관용(朴寬用) 신임 국회의장과 민주당 사이에 때이른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朴의장은 8일 취임 이후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서라도 의장 권한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朴의장은 강화돼야 할 권한으로 ▶여야 합의가 안될 경우 국회를 공전시키는 것을 막거나▶국정조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한 조건만 갖추면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 등을 꼽고 있다.

朴의장은 미리부터 의장의 권한에 대해 연구했다고 한다. 그 결과 국회 운영위(여야 총무단)와 반드시 협의할 사항 중 청문회 구성·본회의 계획 등 국회 운영과 관련된 중요 내용들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의장이 자율권을 행사하는 쪽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9일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침 신문을 보니 의장 권한 강화 얘기가 나오던데 어떻게 국회를 생산적으로 운영할 것인가부터 나왔어야 한다"며 반격했다.

韓대표는 또 "앞으로 국회가 평탄하느냐 아니냐는 야당 출신인 국회의장이 당리당략을 넘어 국회를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朴의장과 한나라당의 밀월 가능성을 경계했다.

한나라당이 요구 중인 각종 게이트의 국정조사를 민주당이 거부해도 의장 손을 거쳐 처리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아도 국회가 운영된다면 과반에 가까운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의 주도권이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나현철·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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