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공항 총기난사 3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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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뉴욕=신중돈 특파원]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미 전역에 테러 경계령이 내려진 가운데 이집트 출신의 무장괴한이 이날 낮(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의 이스라엘 국영항공사 창구 앞에서 총기를 난사해 괴한을 포함해 3명이 숨지고 7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번 사건이 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하면서도 범인이 이집트인이고 이스라엘 항공사 창구 앞에서 사건이 발생한 점을 들어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이번 사건이 테러 공격이라는 데 전혀 의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쯤 LA공항 국제선 청사에 있는 이스라엘 국영 엘알 항공사 창구에서 무장괴한 1명이 갑자기 총기를 난사했다. FBI에 따르면 범인은 1992년 이집트에서 미국으로 이민와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리무진 운전수로 일해 온 헤샴 모하메드 하다예트(41)로 알리란 이름으로도 불렸다. FBI는 하다예트가 살던 어바인의 한 연립주택을 수색했다고 밝히고 아직 범행동기나 공범이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하다예트가 매표창구 앞으로 다가가 총을 꺼내 승객을 위협했으며 항공사 보안요원이 이를 저지하려 하자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다예트는 응사에 나선 엘알 항공사 보안요원의 총탄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엘알 항공사는 전세계 항공사 가운데 보안태세가 가장 철저한 항공사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하다예트가 권총 2자루와 칼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 사건으로 LA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금지되고 공항 구내가 통제됐으며 국제선 청사에 있던 이용객 수천명이 청사 밖으로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사건은 지난해 9·11 테러 사건 후 처음 맞는 미국 독립기념일에 테러가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에 따라 치안 및 보안 당국이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발생해 독립기념일 연휴를 즐기는 많은 미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한편 이날 오후 로스앤젤레스에서 동쪽으로 50㎞ 떨어진 프랭크 G 보넬리 공원 호숫가에 세스나 310 쌍발엔진 경비행기가 추락해 조종사를 포함한 4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했다. 로라 브라운 미 연방항공청 대변인은 "경비행기 추락은 전적으로 사고에 의한 것"이라며 테러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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