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응원도 유종의 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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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아쉽지만 잘 싸운 월드컵, 응원도 유종의 미를 거두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대구에서 3·4위전을 치르는 29일에도 마지막 축제를 즐기려는 인파로 전국이 붉게 물들 것으로 보인다.

붉은 악마는 전세버스를 이용해 경기가 열리는 대구로 향하고 대구행 기차표는 입석 일부를 제외하곤 동이 났다. 붉은 악마 김용일(28)서울지회장은 "길거리 응원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여서인지 그동안 응원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들로부터 응원장소 등에 대한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4강전 때보다는 줄겠지만 서울시청 앞 광장 60만명, 광화문 50만명 등 전국 3백여곳에서 4백30만명의 시민들이 길거리 응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2백47개 중대 2만9천여명을 응원장 주변에 배치할 계획이다.

경기가 열리는 대구에선 붉은 십자가를 연상케 했던 범어네거리 거리 응원전이 교통소통 문제로 열리지 않지만 국채보상기념공원 등 네곳에서 11만여명이 '대~한민국'을 외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는 경기 직후 밤하늘을 수놓을 5백여발의 축포 등 뒤풀이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응원 분위기는 이전과 조금 다르다. 회사원 최형우(33·서울시 양천구 목동)씨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선전한 한국과 터키 양팀이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깨끗하고 멋진 우정의 경기를 벌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터키에 대한 보은의 응원 움직임도 잇따르고 있다. 전쟁 때 긴요한 이동로였던 대구 신천의 수성다리를 터키가 가설한 인연 등으로 대구시내 곳곳에는 터키어로 '우리는 터키를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정기환·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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