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전차군단'엔진' 발라크를 묶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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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한국은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강팀들을 차례로 꺾으며 '유럽팀 킬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러나 독일은 스타일이 다르다.

독일은 다섯 경기에서 대부분의 득점(62%)을 장신 공격수들의 헤딩슛으로 만들었다. 독일의 '스카이 라인'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아내느냐가 요코하마행이냐, 대구행이냐를 결정한다.

◇사소한 파울을 삼가라

독일 공격수들의 평균신장은 1m84㎝. 미로슬라프 클로제(1m82㎝)와 미하엘 발라크(1m89㎝)·카르스텐 양커(1m93㎝)·올리버 비어호프(1m91㎝) 등 네명의 평균신장은 1m89㎝. 웬만한 농구팀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키다리들이다.

독일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로빙 패스가 오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조심해야 할 부분이 파울이다. 독일은 상대 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으면 짧은 패스 없이 바로 공을 골문 앞으로 차올렸다. 프리킥을 얻으면 차근차근 밀고 올라가 결정적인 찬스를 노렸던 포르투갈이나 스페인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일단 문전에 공중볼이 오면 절대 불리하기 때문에 한국 진영에서 불필요한 파울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하프라인 근처에서 미리 끊어야 한다.

◇발라크를 묶어라

독일의 공격은 발라크에서 시작된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큰 키에 넓은 시야, 강하고 정확한 슈팅을 겸비했다. 발라크는 클로제 등 스트라이커에게 위협적인 패스를 날리는 동시에 최전방으로 올라가 공격을 마무리하기도 한다. 발라크는 유럽 지역예선 9경기에 출전, 6골로 팀 내 득점 1위다. 발라크를 경기 초반부터 철저히 막아야만 독일 공격을 질식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적임자는 김남일이지만 부상으로 출전하기 힘들 것으로 보여 중앙에 서게 될 유상철과 이영표가 윙백인 송종국·이을용과 함께 적극적인 협력수비를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수들이 수비를 도와라

독일은 일단 프리킥이나 코너킥 등 헤딩을 이용하는 득점 찬스가 나면 공격진은 물론 미드필드의 크리스티안 치게·디트마어 하만 등과 수비의 토마스 링케까지 키 큰 선수들이 모두 공격에 가담한다.

한국은 대표팀 최장신인 최진철(1m87㎝)과 홍명보(1m81㎝)의 헤딩력이 뛰어나긴 하지만 이들만으로는 도저히 장대군단을 막아내기 어렵다.

따라서 유상철(1m84㎝)과 설기현(1m84㎝)·황선홍(1m83㎝)까지 위기 때마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해 고공 수비를 해주는 게 필수적이다. 어느 때보다 헤딩 경합이 많아 수비수들의 체력소모가 클 것이 예상되므로 특히 후반전 공격수들의 수비 가담이 더욱 중요하다.

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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