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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불법복제 후진국 벗어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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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한국의 사무용 소프트웨어(SW) 불법 복제율은 2001년 48%로 1년새 8%포인트가 떨어져 조사 대상 90여개국 중 가장 많이 개선됐지만 30%대인 선진국 평균치에 비해서는 아직 미흡하다."

미국 사무용SW협회(BSA)의 로버트 홀리먼(47·사진)회장이 지난해 각국의 SW 불법 복제율 조사 결과 발표를 위해 방한, 14일 기자회견을 했다.

BSA는 1998년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애플·어도비 등 유명 SW업체 11개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비영리 단체로, 매년 사무용 SW 불법 복제율을 조사해 발표한다. 조사 결과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보고돼 통상협상 때 자료로 활용된다.

BSA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불법 복제가 가장 심한 곳은 베트남(94%)·중국(92%)·인도네시아(88%) 등이었다.

한국은 뉴질랜드(26%)·호주(27%)·일본(37%)에 이어 넷째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과 영국의 불법 복제율은 각각 25%고, 프랑스는 46%, 스페인은 49%대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95년 76%에서 99년 50%까지 떨어진 뒤 2000년에 다시 56%까지 올라갔었다.

홀리먼 회장은 "한국의 불법 복제율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지난해 한국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꾸준한 홍보·교육활동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방한 기간에도 정통부 등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계속적인 홍보·계몽과 한국 실정에 맞는 단속을 부탁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불법 복제가 만연하면서 SW 개발업체들의 연간 손해가 1억8천만달러(약 2천3백40억원)에 달하는 등 사회적 손실이 심각하다"며 "이번 조사는 사무용 SW만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게임·엔터테인먼트 분야를 포함할 경우 불법 복제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홀리먼 회장은 조사가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이뤄졌느냐는 질문에 대해 "불법 복제율 조사는 미국의 전문 시장조사기관인 인터내셔널 프래닝 앤드 리서치(IPS)가 담당하고 있어 객관성과 신뢰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루이지애나대 로스쿨 졸업 뒤 변호사가 된 홀리먼 회장은 미국 상원의 통상·과학·교통위원회 법률고문 등을 역임한 뒤 90년 BSA에 합류, 조직을 이끌고 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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