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업씨 동창 유진걸씨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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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검 중수부(부장 金鍾彬)는 12일 김홍업(金弘業)아태재단 부이사장의 대학 동창 유진걸(進杰·53)씨가 전 서울음악방송회장 김성환(金盛煥·구속)씨와 함께 성원건설 전윤수(田潤洙·53)회장에게서 이 회사의 화의 성사 청탁 대가로 거액을 받은 사실을 확인, 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특히 사건 관련자에게서 "씨가 10억원을 받아 4억원은 자신이 갖고 3억원은 김성환씨에게, 나머지 3억원은 홍업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는 진술을 확보, 김홍업씨가 실제로 이 돈을 전달받았는지를 조사 중이다. 씨는 1999년 8월 화의절차를 밟고 있던 성원건설 田회장을 김성환씨와 함께 만나 이 회사의 주채권자인 대한종금 관계자에게 화의안에 동의하도록 청탁하는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다.

검찰은 씨 등이 田회장에게서 돈을 받을 무렵 홍업씨와 田회장이 술자리 등에서 빈번히 접촉했고 당시 성원건설 화의 성립에 사실상 결정권을 쥐고 있던 예금보험공사에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亨澤·구속)씨가 전무로 있었던 점에 주목, 최근 예금보험공사 간부를 소환해 씨의 영향력 행사 여부를 추궁했다.

그러나 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10억원을 받아 김성환씨와 5억원씩 나눴고 내가 받은 돈은 모두 개인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홍업씨의 변호인도 "홍업씨가 田회장과 자주 어울리긴 했지만 돈이나 청탁이 오간 적은 없다"며 홍업씨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이상언·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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