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 돌풍, e북 단말기 오히려 덕 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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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애플 아이패드가 출시 석 달 만에 300만 대 이상 팔렸다. 태블릿PC인 아이패드의 돌풍으로 기존 e북(전자책)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신사업으로 e북 사업을 펼치는 아이리버의 이재우(53·사진) 대표는 “콘텐트가 늘어나면서 전체 휴대형 단말기 시장의 파이가 커지는 효과가 있어 오히려 아이패드 덕을 볼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아이리버 최대주주인 보고펀드의 대표이기도 한 그를 최근 서울 방배동 아이리버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e북 단말기인 ‘스토리’를 판매하면서 콘텐트 부족이 가장 아쉬웠다. 그런데 아이패드의 등장으로 전자책 정보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사들이 아이패드 출시 이후 저작권에 대한 우려를 떨치고 적극적으로 콘텐트를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패드 등 태블릿PC와 비교해 e북의 장점이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독서용 단말기로는 e북이 태블릿PC보다 낫다는 것이다. 그는 “아이패드는 게임 등 화려한 영상을 담은 엔터테인먼트 콘텐트에 특화된 만큼 학부모는 학습 독서용으로 제격인 e북을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e북에 쓰인 잉크는 눈의 피로를 덜어줄 뿐 아니라 배터리 사용시간도 아이패드보다 길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아이리버는 지난달 LG디스플레이와 손잡고 중국 광둥성 둥관에 합작법인을 세웠다. 국내외에서 e북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기 위한 생산거점이다. 이 대표는 “e북 패널 분야에서 세계적 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파트너십을 맺으면서 제품 혁신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차세대 e북이나 태블릿PC 등 신제품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그는 “액정화면(LCD) 기반의 태블릿PC를 하반기에 선보여 아이패드의 공략에 대응할 것”이라며 “개발이 마무리 단계인 컬러 e잉크를 사용한 차세대 e북도 내년에 내놓는다”고 말했다.

보고펀드는 이른 시간 내에 펀드투자자에겐 수익을 창출해주고, 아이리버에는 새로운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엔 부실을 털어내느라 적자가 컸고, 올 들어 재정적으로 좋아지는 상황이지만 좀 더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4분기 115억원이던 영업적자는 올 1분기엔 8억9000만원으로 줄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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