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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은 일본·SW는 한국·생산은 중국 디지털 카메라 3國분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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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이달 중 자본금 10억원 규모의 디지털카메라용 소프트웨어·주변기기 등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을 한국에 설립할 계획입니다."

한·일 월드컵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 일본 올림푸스사 영상사업 부문의 고미야 히로시(小宮弘·60·사진)사장은 4일 "인터넷 시대에 적합한 디지털카메라 관련 소프트웨어를 한국에서 개발, 전 세계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푸스는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기업. 올림푸스가 국내에 설립할 새 법인의 대표로는 올림푸스한국의 방일석 사장이 내정됐다. 이를 위해 이미 기술진을 확보해 일본 본사와 공동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들어갔다.

2000년 말에 한국에 판매법인(올림푸스한국)을 설립한 데 이어 이번에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할 벤처기업까지 세우는 것은 올림푸스의 장기적인 한·중·일 역할 분담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일본에서는 디지털카메라 등 하드웨어의 개발에만 힘쓰고, 관련 소프트웨어와 주변기기의 개발은 한국에 맡길 계획입니다. 생산은 중국공장에서 하고요."

그는 "한국의 경우 인터넷 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소프트웨어 수준이 높아 초고속통신망 시대를 대비하는 시험무대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올림푸스한국은 매출 5백억원을 돌파, 국내 시장에서도 1,2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고미야 사장은 "올림푸스 제품은 명품에서부터 초보자용까지 종류가 다양해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의 선호도를 충족시킬 수 있었던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4일 밤에는 올림푸스한국 직원들과 함께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얼굴에 페인팅을 한 채 한국과 폴란드 전을 시청하며 열광적으로 한국팀을 응원했다. 그는 "올림푸스의 중요한 시장이자 개발 거점인 한국팀이 승리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와세다대 정치경제학부를 졸업한 그는 타이어 회사인 브리지스톤에서 30년간 근무하면서 브리지스톤과 파이어스톤의 합병을 지휘하고 회사를 흑자로 만든 국제통. 1994년 올림푸스에 스카우트돼 83년 역사의 광학 전문기업을 디지털 시대에 맞게 전환시켜 디지털카메라 분야 최고 기술을 갖춘 기업으로 키웠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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