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시즌에 접어들었다. 6일 현대상선을 필두로 삼성전자(7일), 포스코(13일), 신세계(14일) 등의 실적 또는 잠정치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로 인해 주식시장에는 ‘실적 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미 올 2분기에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 실적은 더 호전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실적 랠리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진 이유다. 더구나 지난달 수출은 425억5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다. 이는 증권사들의 실적 예측에 아직껏 포함되지 않은 부분이다. 막상 실적 발표의 뚜껑을 열면 예상을 뛰어넘은 ‘깜짝 실적’이 나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3분기 실적 추정치가 2분기보다 높은 것은 일종의 착시현상에 따른 것”이라며 경계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잔치가 시작된다”는 시각과 “잔치는 글쎄…”라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5월 초 3조1925억원에서 이달 초에는 4조130억원으로 8205억원 늘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5월에 비해 이달 초 4.8% 증가했다.
이렇게 실적 전망이 계속 상향 조정되는 분기에는 깜짝 실적 발표가 많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2003년 이후 분기별 영업이익 전망과 확정 발표 수치를 비교한 결과다. 발표치는 전망보다 평균 4.5% 낮았다. 전망에 거품이 약간 끼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실적 시즌을 앞두고 전망이 계속 상향 조정된 분기에는 오히려 실제 발표한 영업이익이 7.3% 더 많았다. 깜짝 실적 발표가 많았다는 소리다. 우리투자증권 신중호 연구원은 ‘2분기 실적 시즌을 겨냥한 매매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실적 전망치가 큰 폭으로 오른 음식료·생활용품·내구소비재 업종에서 깜짝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 최재식 연구원은 “미국 상장사들의 전년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도 1분기를 정점으로 꺾이고 있다”며 “미국에서 실적 랠리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심리적 영향으로 한국에서도 실적 랠리를 기대하기 힘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신중론에 대한 재반론도 있다. 2분기보다 3분기 영업이익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사가 전체의 3분의 2가량이라는 데 근거한 주장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전체 상장사의 65%가 이렇다. 그런데도 전체 영업이익 규모가 줄어든다는 것은, 큰 폭으로 실적이 나빠지는 기업이 몇 있다는 의미다. 이런 종목·업종에서는 실적 랠리를 기대하기 힘들지만, 3분기까지 실적 호전이 이어지는 종목들은 상황이 다르다는 게 삼성증권의 판단이다. 이 회사 정명지 연구원은 “정보기술(IT)·운송·에너지처럼 2, 3분기에 연이어 실적이 고공행진을 할 업종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화학·철강 등은 3분기 실적이 어두울 것으로 증권사들은 내다보고 있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