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28개국 "불법이민 막자" 국경경찰대 창설 합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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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과 13개 EU 회원국 후보국 등 유럽 28개국 내무장관들은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의를 열고 불법이민을 막기 위한 '유럽 국경경찰대'를 창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종 결정은 다음달 스페인의 세비야에서 열리는 유럽연합 정상회담에서 내려질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공항 감시와 인신매매범에 대한 인터넷 검색, 불법입국자 유입 근절을 위한 국가별 공조방안 등이 논의됐다.

국경경찰대는 각국 경찰 중에서 선발, 늦어도 2007년부터는 현장에 배치하기로 했다.

회의를 주재한 클라우디오 스카졸라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9·11 테러가 유럽인들의 태도를 변화시켰다"며 "유럽이 하나의 요새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사람들의 움직임을 감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경경찰 논의는 불법이민과 밀수·매춘 등 국경을 넘나드는 각종 범법행위 탓에 불법이민을 비판해 온 각국 극우파의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가속화됐다. 불법 이주를 효율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극우파가 발호할 구실을 제거하자는 것이다.

EU 집행위는 프랑스·독일·영국 등 3개국에 망명을 신청한 외국인과 무국적자 수가 지난해 20만명을 넘었으며, 통계에 잡히지 않은 밀입국자는 그 세배로 추정하고 있다.

파리=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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