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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축구 아티스트'우희용씨 유럽서 성공신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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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우희용씨가 지난 3월 미국 마이애미의 한 호텔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축구 묘기를 선보이는 모습.

'축구묘기 세계챔피언' 우희용(38)씨가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영국에서 활동하다 사업차 잠깐 한국에 들른 우씨는 "내년 1월 영국의 모바일 서비스 회사인 'F2f'와 계약을 하고, 휴대전화로 나의 축구묘기를 가르쳐주는 동영상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러시안 발레'(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양발을 교대로 뻗어 볼을 차올리는 것), '블라인드 힐킥'(공을 뒤로 넘겼다가 발뒤꿈치로 다시 앞으로 차올리는 것) 등 그가 개발한 70여가지 묘기를 보여주고 이 기술을 익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이다.

동영상을 다운로드 받는 요금은 1분에 3파운드(약 6000원)이고, 이 중 60%가 우씨의 몫이다. 'F2f'는 2분짜리 동영상이 최소한 50만 카피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0만 카피 정도만 팔려도 그는 180만파운드(약 36억원)를 벌어들이는 것이다.

200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가 열기를 뿜어내던 올 6~7월, 유로2004 공식 스폰서인 통신업체 'T-모바일' CF가 유럽 전역에 방영되면서 CF의 주인공인 우씨는 일약 '수퍼 스타'가 됐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초청받아 10분 정도 공연하고 받는 출연료가 3000파운드(약 600만원)가 넘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2004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호나우디뉴(브라질)도 우씨의 묘기에 반해 정중하게 사인을 받아갔다.

2006년 월드컵이 열리는 독일에서도 우씨의 인기는 높다. 그는 독일월드컵 홍보 대행업체로부터 "내년 1월 20일부터 독일 내 12개 월드컵 개최도시를 대상으로 진행될 월드컵 홍보 투어에 참가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우씨는 지난 8월 '국제아트사커연맹(World Art Soccer Association.WASA)'을 창설해 초대 회장을 맡았다. 런던에 본부를 둔 WASA에는 벌써 2000여명이 정회원으로 가입했다.

"축구 아티스트의 활동 무대를 넓혀가는 일을 할 겁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개막식 때 수백명이 축구묘기 매스게임을 펼칠 계획입니다."

가난과 부상 때문에 선수 생활을 중단하고 축구묘기 쪽으로 방향을 돌린 우씨는 1989년에 헤딩 오래하기 세계신기록(5시간6분30초, 38만9694회)을 세워 기네스북에 올랐다. 90년에 축구공 하나 달랑 들고 유럽으로 건너간 그는 2002년 12월 유럽 축구묘기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 최고의 축구 아티스트'로 우뚝 섰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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