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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눈' 코리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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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월드컵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전세계의 시선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워싱턴 포스트(미국)·르몽드(프랑스)·더 타임스(영국) 등 전세계 주요 언론들은 30일 '2002월드컵'특별판을 제작했다.

미국의 ABC·CBS·NBC·CNN·폭스 방송과 영국의 BBC스포츠, 프랑스 민방 TF1 등도 일제히 월드컵 전야제와 개막식이 열리는 서울을 향해 카메라 앵글을 돌렸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 날짜 신문에서 "개막전이 열리는 31일에는 전세계 10억 축구팬이 TV를 통해 한강변에 새로 지어진 상암구장을 지켜볼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개막전에서 우승 후보인 프랑스와 다크호스인 세네갈 중 누가 이기든 악수를 하며 땀에 젖은 셔츠를 바꿔 입는 스포츠맨십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잉글랜드팀 주장 데이비드 베컴은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극동 아시아에서 월드컵 열기가 이렇게 뜨거울 줄 몰랐다"며 "부상을 극복하고 다음달 2일 스웨덴과의 첫 경기부터 전후반 90분 내내 뛸 것"이라고 말했다.

○…축구 종주국임을 내세우는 영국에서는 수많은 술집과 자동차들이 잉글랜드팀의 깃발을 매다는 등 월드컵 열기가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영국 성공회의 각 성당에서는 일요일에 열리는 스웨덴과의 경기를 신도들이 볼 수 있도록 예배 시간을 조정하거나 성당 안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기로 했다.

영국 언론들은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스포츠카·항공권 등 경품을 내걸고 잉글랜드팀의 경기 결과를 맞히는 행사를 하고 있다. 영국의 한 스포츠 관련 업체는 월드컵을 보느라 회사에 지각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가짜 진단서를 발급해 주겠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둔 남미 각국에서도 거리마다 축구 열풍이 일고 있다. 한국과의 시차가 12시간으로 밤과 낮이 정반대인 브라질은 전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칠레 언론들은 지난 21일 열린 한국 대 잉글랜드전 등 주요 평가전을 전국에 중계하는가 하면 각국 대표팀의 동향을 주요 뉴스로 소개하고 있다.

○…미국도 월드컵 기간에 일부 상점이 새벽까지 연장 영업을 하기로 했다.

아일랜드·이탈리아·아르헨티나 등 '축구광' 이민자들이 자주 찾는 뉴욕의 스포츠바들은 경기가 열리는 날은 새벽까지 문을 열기로 했다. 특히 맨해튼의 일부 아일랜드계 술집은 다음달 1일 오전 2시30분(현지시간)에 열리는 아일랜드와 카메룬의 경기를 손님들이 볼 수 있도록 영업 시간을 연장할 예정이다.

○…뉴욕 한인 사회의 월드컵 열기도 뜨겁다. 플러싱 소재 대형 쇼핑센터 서울플라자는 대형 TV를 설치, 동포들이 함께 한국의 경기를 보며 응원할 수 있도록 했다. 베이사이드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모(45)씨는 최근 업소 안에 스포츠 전문 케이블 방송을 설치하고, 월드컵 경기를 보러 오는 손님들에게 다과를 제공할 계획이다.

○…중국 축구 응원단인 '추미'(球迷)대표 1천명은 지난 28일 베이징(北京) 시내에 모여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성숙한 응원 문화를 보여주자"는 내용의 결의대회를 했다. 이들은 다른 추미 응원단원들에게 통일된 응원복과 응원 구호를 준비하게 하고, 월드컵 경기 관람시 주의사항을 전달하기로 했다. 한국에 가지 못하는 중국 축구팬들은 공원 등에서 대형 스크린을 보며 경기장을 방불케 하는 응원을 펼치기로 했다.

○…네팔 수도 카드만두의 극장들이 월드컵 기간 중 영화 상영을 중단하고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하기로 했다고 30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네팔 일간지들이 일제히 '월드컵을 보러 한국과 일본을 직접 갈 필요는 없다. 극장의 대형 스크린으로 월드컵을 생중계한다'는 대형 광고를 게재했다"고 전했다.

뉴욕=신중돈 특파원, 상파울루=홍병기 기자,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서울=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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