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등급 기준 너무 경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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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5면

"온라인 게임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아직 세계 게임산업의 큰 흐름에서는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지난 22~24일 미국 LA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게임 박람회 E3에 다녀온 NC소프트 김택진(36·사진)사장은 "한국 게임산업의 현황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보급과 함께 리니지를 비롯한 온라인 게임은 크게 발전했으나 게임개발·유통 등 게임산업의 기초 토대는 아직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리니지가 대만과 중국에서는 크게 성공했지만 미국에서는 부진하다"며 "이는 동·서양의 정서적 차이뿐 아니라 미국인들 기준으로 볼 때 게임의 '품질'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게임 시장의 주류는 아직도 비디오 게임"이라면서도 "올 연말께 '파이널 팬터지''스타워스' 등이 온라인으로 선보이는 등 온라인 게임이 게임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부의 온라인 게임 사전등급제에 대해 金사장은 "등급제 자체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정부의 온라인 게임 등급 기준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게임 속 캐릭터간의 대결이 문제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18세 이용자의 일괄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며 "정부의 경직된 온라인 게임 등급제는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NC소프트의 신제품 전략과 관련,金사장은 "이번 E3에 선보인 '시티오브 히이로'의 베타서비스를 올 가을께, 그리고 베타테스트 중인 리니지Ⅱ는 국내에선 올해 말, 미국에선 내년 초 각각 선보이고 기존 리니지를 향상시킨 리니지포에버(가칭)도 내년 초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영입한 세계적 게임 개발자인 리처드 게리엇이 만들고 있는 온라인게임 '타블라 라사'의 개발이 완료되면 미국 등 게임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천2백70억원 매출에 1백20억원의 수익을 올린 NC소프트는 올해는 매출 1천6백억원에 8백억원의 순익을 예상하고 있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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