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138명 도착 전날 로켓포 … 계산된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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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파르완주 주도인 차리카르시의 한국 지역재건팀(PRT) 기지 공사 현장이 로켓포에 피격되면서 안전 대책에 비상이 걸렸다. 로켓포 공격 주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탈레반 또는 지역에 거점을 둔 무장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탈레반은 지난해 12월 우리 군의 파병에 대해 경고 메일을 보낸 바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적대세력이 발사한 로켓포 2발은 모두 기지 밖에 떨어졌다. 군 관계자는 “공격 시간이 야간이어서 공사가 종료되고 일정 지역에 모여 있거나 잠을 자는 때였다”며 “포탄이 사람이 없는 기지 외곽에 떨어져 인명 피해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이 파르완주에 대한 활동 권한이 지난달 30일 미국에서 한국으로 이양된 직후 이뤄져 앞으로 추가 공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들이다. 한국군 방호부대(오쉬노 부대) 138명이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 1일 도착한 후 열린 PRT 발족식 직전에 공격이 이뤄진 점도 이런 해석을 낳게 한다.

이 부대는 PRT 시설이 완공되는 8월 말까지 모두 300여 명으로 늘어난다. 오쉬노 부대는 당분간 바그람 기지에 대기하며, 우리 PRT 기지가 완공된 뒤 투입된다. PRT 기지가 완공되기까지는 공사 인력과 경호 인력이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기지 공사는 현재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9월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그러나 치안이 나빠지면 기지 공사도 늦춰질 수밖에 없다. 바그람 기지에 머물고 있는 김용표 한국국제협력단(KOICA) 바그람 주재원은 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 안전 문제로 준공 시기가 늦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아프간 경찰과 미군의 지원이 불가피하다. 이날도 아프간 경찰과 미군 신속대응팀이 출동해 경계를 강화했다. 합참 관계자는 “현재는 공사 중이라 취약할 수 있지만 시설이 완공되면 안전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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