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3色 수비' 16강 디딤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3색 수비로 폴란드·미국·포르투갈의 공격을 무력화한다'.

지난 26일 프랑스와의 평가전을 마지막으로 월드컵 본선 대비를 마친 한국 축구대표팀이 본선 조별리그 상대에 따라 변화무쌍한 수비형태를 준비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부임 직후 유럽 스타일의 포백 일자수비를 적용하려 했다. 그러나 스리백에 익숙한 한국 선수들은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1년반 만의 담금질 끝에 히딩크 감독이 내놓은 수비시스템이 바로 '플렉서블 백(flexible back)'이다. 이 시스템의 개념은 "상대가 원톱 내지 스리톱일 땐 포백이고, 상대가 투톱이면 스리백이다"는 히딩크 감독의 말 속에 들어 있다. 히딩크 감독은 잉글랜드·프랑스·코스타리카 등을 상대로 이들 시스템을 시험해봤다.

◇폴란드전 대비 '시소형 포백'

폴란드와 같은 4-4-2 시스템을 사용하는 잉글랜드전에서 히딩크 감독은 최진철·홍명보·송종국 스리백에 좌·우 윙백 이영표와 박지성을 '시소'처럼 교대로 끌어내려 포백을 유지했다. 이날 부상으로 결장한 김태영이 복귀하면 오른쪽 풀백으로 나섰던 송종국이 박지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상대의 측면돌파 때 1차 방어막은 수비형 미드필더의 몫이며 그 뒤를 4명의 수비가 좌·우에서 막는다.

◇미국전 대비'스리백+윙백 커버플레이'

미국전을 겨냥한 평가전은 지난달 20일 코스타리카전이었다. 윈스턴 파크스와 오스카 로하스 투톱이 나선 코스타리카전은 같은 투톱을 사용하는 미국전에 대비하는 경기로는 안성맞춤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김태영-홍명보-이민성 스리백을 세웠고, 좌·우로 파고드는 상대를 막기 위해 윙백 이을용·송종국을 수비에 적극 가담시켰다. 좌·우 윙백이 상대 진영에 깊이 올라갔을 경우에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윙백을 대신해 수비에 가담한다.

◇포르투갈전 대비 '포백+측면공격수 커버플레이'

프랑스전을 앞두고 대표팀은 수비진과 공격진이 따로 훈련했다. 이 때 공격수인 설기현·최태욱이 수비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프랑스전에서 좌·우 공격수로 출전했던 두 선수는 훈련 때 포백라인의 바로 앞까지 내려와 1차 저지선 역할을 했다. 두 선수가 뚫리면 그 뒤를 포백의 좌·우인 이영표·송종국이 막아서고, 그 다음은 홍명보·최진철의 몫이었다. 히딩크 감독은 포르투갈에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했다. 포르투갈은 프랑스처럼 최전방에 파울레타(또는 누누 고메스)를 세워놓고 좌·우 측면의 피구와 콘세이상이 프랑스의 앙리와 조르카예프처럼 상대의 측면을 파고 든다.

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