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돌아온<황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임진강의 명물인 '황복'이 모처럼 풍어를 이루고 있다.

복요리 중 백미로 손꼽히는 황복이 이달 초부터 떼를 지어 서해 바다에서 임진강으로 거슬러 올라오고 있다. 회귀성 어종인 황복 떼의 임진강행이 다음달 중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식도락가들도 임진강으로 몰리고 있다.

파주·연천 어촌계에 따르면 지난 5일을 고비로 임진강과 한강 하류에서 황복 어획이 크게 늘어나 요즘은 하루 평균 1백㎏씩 잡힌다. 이는 10년만의 풍어로 지난해 어획량은 하루 평균 20㎏에 불과했다.

지난 20여년간 임진강 일대의 황복 어획량은 해마다 줄어들어 19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어획량이 한해 1~2t에 불과했다.

옆구리 부위가 황금색을 띤 황복이 이처럼 많이 잡히는 것은 임진강 수질이 맑아지고 치어까지 걷어올리던 남획이 사라진 때문. 특히 올해는 봄 장마로 수량이 풍부해져 황복이 몰리고 있다.

바다에서 2~3년 동안 길이 25~30㎝의 성어로 자란 황복은 4월 중순부터 6월 중순에 임진강과 한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산란한 뒤 다시 돌아가는 대표적인 회귀성 어종이다.

20여년 전만해도 금강·섬진강·낙동강 등에도 올라왔던 이 고기는 하구에 댐이 건설되고 강물이 오염되면서 지금은 임진강과 한강 하류로만 올라온다.

장석진(張錫鎭·39) 파주·연천 어촌계장은 "이같은 추세라면 6월 중순까지 5~6t을 건져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리 돈을 주고도 구하지 못했던' 임진강의 자연산 황복을 맛보기 위해 이 일대 50여곳의 황복집에는 예약객과 미식가들로 붐비고 있다. 자연산 황복은 ㎏당 12만~15만원선이며 양식 황복은 10만원선으로 회와 매운탕·지리 등으로 요리된다.

어민들은 "거센 물길을 거슬러온 황복은 육질이 쫄깃하고 뒷맛이 깔끔하다"고 말했다.

한편 어민들은 올해부터 부화장에서 황복 알을 부화시켜 4㎝ 가량의 치어로 키운 뒤 다음달 중순 50만마리를 임진강에 방류하는 '황복 살리기 운동'을 펼친다. 파주·연천 어촌계 031-958-8007.

전익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