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책의 적이 아니다! '홈피'잘 만들면 독서재미 쑥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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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인터넷 공간을 통해 독서문화를 꽃 피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은 최근 홈페이지(www.readread.co.kr)를 개편했다. 신념과 발상, 자료를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나누기 위해 독서 문화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구축하자는 뜻에서다. 일반적인 선입견과 달리 인터넷이 환상적인 독서 길잡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논의 내용의 일부를 소개한다.

우선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모든 사람에게 따뜻한 느낌을 주자. 생일을 맞아 축하하는 책목록을 전해 주면 어떨까. 운영진이 보내는 영상 축하 편지에서 '명구절 명대목'을 읽어 보는 기쁨과 감동을 주는 것도 좋겠다.

이를 위해 맞춤형 서비스처럼 접속자의 취향과 선택을 최대한 강조하자. 즉 각자의 취미나 관심, 특기 등을 사전에 입력케 하여 그때마다 가장 적절한 책들을 소개해 준다. 가령 등산에 취미가 있는 청소년이라면 라인홀트 메스너의 『산은 내게 말한다』(예담)를 비롯, 세계적인 산악 문학에 대해 소개한 『심산의 마운틴 오딧세이』(풀빛)를 추천해 주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이 어떤 책을 얼마나, 어떻게 읽었는지 일목요연하게 보여 주는 일지 기능을 제공하면 자신의 독서 이력과 상황을 쉽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감상과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 주고!

또 홈페이지에서 각종 첨단 기술을 확인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자. 이를테면 『우리가 알아야 할 우리 곤충 백가지』 (김진일 글, 이원규 사진, 현암사)를 추천하고, 마우스를 표지에 갖다 대는 순간 거기에 그려진 두 마리의 작고 예쁜 무당 벌레가 날아 오르게 한다. 나비의 날갯짓과 벌들의 웅웅거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기원 전 50만년 전부터 시작하는 인류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낸 『인류 이야기(전 3권)』(헨드릭 빌렘 반 룬, 아이필드) 역시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지도·그림연대기 등을 입체적으로 제시해 주면 1318 세대의 뜨거운 호응을 받을 것이다.

홈페이지는 언제라도 쉽고 재미있게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독서 자료와 관련 활동을 개발하고 축적해야 한다. 지난 50년 동안의 우리 신문을 흥미있게 다시 읽어 주는 책, 『옛날 신문을 읽었다』(이승호, 다우)와 같은 책이라면 청소년 독자들이 당시의 관련 신문 원문들을 직접 찾을 수 있게 하는 도움 장치를 곁들인다. 역사 속으로 떠나는 우리말 여행을 보여주는 『우리말의 수수께끼』(박영준 외, 김영사) 역시 관련 내용들을 퀴즈로 만들어 제시해 보는 것도 좋겠다.

이 모든 바람이 책/따/세 홈페이지에서 실현됐단 말인가? 아니, 절대로 아니다. 시간과 자료·경비·논의 등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르랴. 꾸준히 노력하면 더욱 좋은 독서 홈페이지들을 낳을 기반이 될 것이다.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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